골목길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모른 척했다. 의심스러운 사람이 동네 꼬마와 대화를 나누고 있어도 ‘그러려니’ 했다. 동생과 단둘이 사는 초등학교 여학생 집에 남자 중학생들이 드나들어도 ‘남의 일’이었다. 귀찮아서, 무서워서 범죄 신고를 꺼리는 사이 언젠가 자신도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징역 10년. 형이 선고되던 순간 한 사람은 고개를 떨어뜨렸고 다른 한 사람은 눈을 감았다. 6개월 전 이들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더없이 순박한 인간의 눈물과 냉혹한 킬러의 양면을 동시에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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