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지자체 출범]탈권위 지하철서 주민대화로 시작 재밌게 “시장 할아버지! 아빠 술 좀 줄여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일 03시 00분


■ 이색 취임식

1일 전국적으로 열린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취임식에서는 권위주의적이고 딱딱했던 과거의 취임식에서 벗어나 주민과 함께 어울리는 이색 취임식과 행사가 곳곳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꿈나래 통장과 희망플러스통장 등 서울형 복지사업 후원 부스에 들러 지난해 강연료와 인세 중 1000만 원을 기부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역에서 도시철도 1호선을, 송영길 인천시장은 인천 계양구 자택에서 제물포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시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며 민선 5기를 시작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도청이 있는 수원시가 아니라 제2청이 있는 의정부시의 지하철 1호선 가능역 교각 아래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올해 제2청 개청 10주년을 기념하면서 소외지역인 경기 북부를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취임식 후 전철역에 위치한 119 한솥밥 무료급식센터에서 무료급식 자원봉사활동을 벌였다. 김두관 경남지사 취임식은 ‘잔치’ 분위기였다. 도청 광장에서 오전 10시 반 풍물놀이와 비보이 공연 등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박맹우 울산시장 취임식에서는 내빈들의 축사 대신 각계 인사들의 축하 영상이 상영됐다. 축하 영상 마지막에 울산의 한 유치원생 20여 명의 소원을 상영했다. 한 여자 어린이가 “시장 할아버지! 우리 아빠 술 조금만 마시고 집에 빨리 들어오게 해 주세요”라고 말해 취임식장에 폭소가 터졌다. 정용기 대전 대덕구청장은 대덕구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관내 장애인과 중소기업인 환경미화원 등 7명을 초청해 직접 발을 씻겨줬다. 재선인 정 구청장은 4년 전 취임식 때에도 ‘섬김의 자세로 주민을 모시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세족(洗足) 행사를 가졌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의정부=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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