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리는 한나라당 7·14전당대회에 재선의 나경원 의원(사진)이 출사표를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매치’가 무산된 이번 전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나 의원이 출마할 경우 흥행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나 의원은 오세훈 시장에 맞서 원희룡 의원과의 경선후보 단일화를 막판에 이끌어내며 ‘흥행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당내 친이(친이명박)계 진영이 먼저 나 의원의 전대 출마를 종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부 친이계 여성 의원은 나 의원을 집중적으로 만나 전대에 나서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당 여성위원회 위원장인 이은재 의원은 2일 “많은 의원이 나 의원을 설득하고 있어 나 의원도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이 거의 기운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친이계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엔 여성 몫 최고위원을 노리고 출마한 친박(친박근혜)계 이혜훈 의원을 견제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친이계 초선인 정미경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재선의 이 의원보다 인지도가 낮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당 안팎에선 나 의원이 나설 경우 전대 판도를 바꾸는 돌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나 의원의 출마설이 급부상한 것은 다가올 개각에서 장관으로 입각할 가능성이 낮아진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당 지도부에 진출해 정치적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돈 것이다.
하지만 나 의원은 말을 아끼고 있다. 후보등록일이 4일로 다가왔지만 거취 문제를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꾸 선거에 나서는 것도 그렇고…”라며 아직도 고민 중임을 내비쳤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패한 지 두 달여 만에 다시 전당대회에 나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한 친이계 의원은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서 후원금 대부분을 썼는데 전당대회에서 또 큰돈을 들이기가 힘들다”며 “주변에선 선거후원금을 다시 모을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령 나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득표율이 저조할 경우 후폭풍도 걱정해야 할 대목이다. 일각에서 나 의원이 결국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나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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