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총리론’ 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3일 03시 00분


안상수 “총리 맡아 李대통령과 진정한 화해하길”
친박 서병수 “MB가 손 내민다면 안잡을 이유없어”

7·28 재·보궐선거 전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개각과 관련해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 국무총리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내 계파 간 갈등의 골을 메우는 화합이 명분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일부만 아니라 친이(친이명박) 진영에서도 공공연히 거론된다.

친이계 안상수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에 진정한 화해가 이뤄져야 한다”며 “박 전 대표가 총리를 맡아 국정 경험을 쌓으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길 바란다”고 ‘박근혜 총리론’을 언급했다. 그는 “두 사람은 정권 재창출이란 공동 목표가 있어 화해와 협력이 가능하다”며 “박 전 대표가 총리 등 여러 역할을 고려해 대통령과 힘을 합쳐 정권 재창출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서병수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먼저 박 전 대표에게 손을 내민다면 박 전 대표가 손을 안 잡을 이유가 없다”며 “개인적으로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 이후 총리를 맡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세종시 문제도 일정 부분 정리된 만큼 두 분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당과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박 전 대표가 어느 시점에 총리를 맡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당내에선 실현성이 떨어지는 담론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라 화합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수사’에 가깝다는 얘기도 있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성급한 이야기”라는 지적이 많다. 박 전 대표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법안 반대 토론에 직접 나선 것 등에 비춰 볼 때 이 대통령과의 사이에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친이 진영에서도 “이미 두 사람이 감정적으로 서로 너무 멀어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안상수 의원은 “박 전 대표 측은 진정한 화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에 사실 (박근혜 총리가) 당장 이뤄지긴 힘들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초선 쇄신파를 대표해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성식 의원은 이날 MBN에서 “당이 어려울 때 항상 헌신해온 박 전 대표가 서울 은평을 재선거에 출마한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지원하고 힘을 모아 준다면 당의 화합과 큰 정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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