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가족과 민간인들이 특수부대 휴양지에서 이 부대 소속 고속단정(RIB)을 타고 `유람'을 하다 전복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100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특수 임무에 사용되는 선박을 사적인 목적에 이용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군 기강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태안지역 소재 군 특수부대의 휴양지에서 영관급 1명(공군 소령)과 위관급 2명, 부사관 2명 등 군인 5명을 비롯해 군인가족 8명, 민간인 2명 등 총 15명이 고속단정을 타고 소원면 모항항 인근 해안지역을 관광하다가 전복 사고를 냈다.
태안해경은 짙은 안개로 썰물 때만 수면 위로 드러나는 '간출암'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부딪쳐 전복된 것으로 추정했다.
도하작전 등에 사용되는 고속단정은 민간인을 태울 수 없는 작전용 선박이다.
게다가 이번에 사고가 난 고속단정은 국방부 정보본부 예하 정보사령부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군 선박에 군인가족과 민간인을 태우고 유람을 한 셈이다.
군 당국은 휴가 중이던 현역 장교와 가족들이 관광지 인근 특수부대 휴양지에 들렀다가 탑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고속단정에 탑승한 군인과 군인가족, 민간인들은 고등학교 동창 모임차 군 휴양지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에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책임자를 엄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함 사건 이후 육ㆍ해ㆍ공군이 전투준비태세 완비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군 기강 해이에서 비롯된 사고가 잇따라 터짐에 따라 군 당국은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난 5월 중하순에는 다국적 해군 연합기동훈련인 림팩(RIMPAC)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에 파견중인 해군 간부들이 가족을 동반해 현지 관광을 다닌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기도 했다.
훈련차 미국 하와이에 정박 중인 7600t급 세종대왕함에 승선한 장교 2명과 준사관 및 부사관 28명 등 총 30명은 당시 국내에서 건너온 가족들과 와이키키와 카일루아해변, 하나우마베이 등 관광지를 돌며 쇼핑과 해양 스포츠를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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