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오정돈 형사1부장)은 9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 있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총리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공직윤리지원관실에 검사와 수사관 20여 명을 보내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과 점검1팀장 김모 씨, 조사관 원모 씨와 이모 씨 등 수사 의뢰된 4명의 사무실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전산자료 및 사찰활동과 관련된 공문서와 보고자료, 일지, 회의기록 등을 광범위하게 확보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4명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보고체계가 어떠했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KB한마음(현 NS한마음) 전 대표 김종익 씨(56)에 대한 사찰을 지휘하고 보고받은 청와대 ‘비선’의 신원이 구체적으로 확인될 경우 이 인사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번 주말에 압수물을 집중 분석한 뒤 다음 주에 이 지원관 등 4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동안 참고인 조사를 통해 이 지원관 등 4명의 불법 사찰 혐의가 상당 부분 확인된 만큼 이들을 구속 수사하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9일에도 국민은행 관계자 1명과 서울 동작경찰서 경찰관 1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김 씨의 KB한마음 대표직 사퇴 및 수사 과정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외압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한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은 최근 정인철 대통령기획관리비서관이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각종 민원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정 비서관 외에 선진국민연대 관련자, 공기업 경영자 등 10명 안팎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민정수석실의 한 관계자는 9일 “정 비서관, 유선기 선진국민정책연구원(선진국민연대의 후신) 이사장 등을 우선 조사했다”며 “정 비서관은 ‘공기업 경영자와 정기적으로 회동한 것은 맞지만 업무의 연장일 뿐이며 부당한 압력이나 청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 등 다른 관련자도 비슷한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민간인을 상대로 한 조사인 만큼 본인의 동의서를 받은 뒤 실시했다”며 “방문조사 혹은 전화조사에서 이들이 한 진술이 사실인지를 다각도로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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