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全大D-1… 빅2 당권후보, 폭로 공방전 가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3일 03시 00분


홍준표 “안상수, 10년 병역기피… 고령 면제”
안상수 “병역문제, 총 5차례 검증받아… 적법하게 면제” 반박

병무청 홈페이지 사진 캡처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홍준표 의원이 12일 경쟁자인 안상수 의원의 병역 기피 의혹을 제기하자 안 의원이 “이미 검증이 다 끝난 사안”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선두 그룹을 형성한 두 의원의 정면충돌이 막판 대의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홍 의원은 서울 여의도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안 의원의 병역기록을 제시하며 “병역 기피를 10년 하다가 고령자로 병역 면제된 사람이 당 지도부에 입성하면 한나라당은 ‘병역기피당’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한나라당이) 이회창 총재 (아들의) 병역 문제로 10년간 야당을 해야 했다”며 “병역기피당이 되면 국민의 버림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무청 홈페이지의 ‘공직자 병역사항 열람’에서 안 의원을 조회한 결과 안 의원은 1978년 고령으로 소집면제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1966∼1967년 ‘징병검사기피’를 시작으로 △1969년 입영연기 △1971년 입영기피 △1973∼1974년 입영연기(행방불명) △1975년 입영연기(질병)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홍 의원은 1980년 4월 육군으로 입영해 1981년 6월 이병으로 소집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안 의원은) 한나라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거취를 생각해야 한다”며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대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적법하게 면제를 받았으며 기피한 게 아니다”라고 홍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안 의원은 전대 후보자 MBN 방송토론에서도 자신의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해 “병역을 마치지 못한 것은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고의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기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 측은 이날 배포한 해명자료를 통해 “(사법)고시 공부를 하느라 영장을 받지 못해 입대가 늦어졌다. 고시 합격 후 법무관에 지원해 입대했으나 몸이 아파 훈련을 마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 사찰에서 고시공부를 하느라 영장이 전달되지 않아 ‘행방불명’으로 기록됐으나 나중에 이에 대한 해명이 이뤄져 입영이 연기됐다는 얘기다. ‘입영기피’라는 기록도 실제 내용은 ‘연기’라는 것이다. 안 의원은 “군 문제는 검사로 임용될 때 철저한 검증을 받아 문제가 없었다”며 “국회의원을 네 번 하는 동안 국민의 검증도 거쳤다. 야당에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 측은 “고령으로 합법적으로 소집면제된 것을 홍 후보가 사실을 왜곡했다”며 “당 선거관리위와 클린선거감시단은 홍 후보의 무차별 흑색선전에 엄중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안상수 후보 안정 VS 홍준표 후보 화합 VS 정두언 후보 쇄신


■ 3色 키워드… 표심은?

安 “洪, 돌출언행 문제”
洪 “강성 지나쳐 부적합”
鄭, 단일화 바람에 주력
他후보 들은 유동표 기대


안상수 후보
안상수 후보
13일로 한나라당의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남경필 의원(4선)의 지지 속에 소장파 단일후보로 나선 정두언 의원(재선)이 ‘단일화 바람’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4선의 안상수, 홍준표 의원과 정 의원은 저마다 뚜렷한 색채를 드러내며 막판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 한나라당의 새 얼굴은?

원내대표를 2번 지낸 안 의원은 경험과 경륜을 앞세워 ‘강한 한나라당’을 핵심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다. 쇄신과 화합을 강조하면서도 정권 후반기 안정적 국정운영에 가장 적임자임을 홍보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홍 의원을 겨냥해 “돌출행동이 잦아 당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힘들다”고 공세를 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의원은 홍 의원에 비해 지지하는 현역 의원들이 많고, 대의원 표에서 다소 앞서고 있다는 게 당내 대체적 분석이다. 그는 막판까지 ‘안상수 대세론’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
홍준표 후보
홍 의원은 “안 의원이 ‘강성 친이계’로 당의 화합을 이끌어 가기에 부적합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홍 의원은 안 의원과의 대척점에 ‘변화’와 ‘화합’이란 키워드를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친박(친박근혜)계의 거부감이 적다는 점도 홍 의원 측이 꼽는 강점이다. 홍 의원은 안 의원보다 일반 시민 여론조사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변가’인 홍 의원은 13일 열리는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승기를 굳히겠다고 벼르고 있다.

11일 남 의원과 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룬 정 의원은 친이계 소장파 그룹의 조직 표에 중립 성향의 남 의원이 확보하고 있던 쇄신 지향 표가 더해지면 막판 대역전극을 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창업공신’이면서도 권력에 쓴소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쇄신 표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친이 강경파인 정 의원은 친박계의 거부감을 의식한 듯 “비주류들도 당뿐 아니라 정부직에 골고루 진출시켜 국정에 비판적 협조를 하도록 하겠다”며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 마지막 ‘한 자리’ 경쟁

정두언 후보
정두언 후보
대표 최고위원을 포함해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전대에서 세 의원의 강세 속에 여성 몫 최고위원을 빼면 결국 나머지 ‘한 자리’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친박계 후보와 초선 쇄신파를 대표한 김성식 의원, 호남 출신의 김대식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이 ‘원 포인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후보들은 후보가 11명이 되는 상황에서 2000표 정도만 얻으면 최고위원에 당선될 수 있다고 보고 전대 현장에서의 ‘대의원 반란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전대 당일 마지막 9분간의 정견 발표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후보들마다 최종 연설문 작성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여성 몫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나경원 이혜훈(이상 재선) 정미경 의원(초선)은 각각 ‘당의 화합’, ‘유일한 경제통’, ‘책임정치’를 표방하며 막판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친이계 조직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나 의원이 여성 몫이 아닌 자력으로 최고위원 5위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이번 전대의 관전 포인트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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