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全大 ‘친박 2명 압축’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3일 03시 00분


박근혜 “강제조정 가혹… 가슴 아파”

1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친박(친박근혜)계 후보 4명에 대한 후보조정 작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의원은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지지 선언까지 고려했지만 후보 설득이 되지 않았고 내부 분열 우려도 제기됐다”며 “이제는 시간도 없는 만큼 (친박 성향) 대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전대 출마자 중 친박계는 서병수(3선) 이성헌 이혜훈 한선교 의원(이상 재선)이다. 친박 중진의원들은 그동안 “4명 모두 완주하면 한 명도 지도부에 못 들어갈 수 있다”며 후보를 2명 이하로 줄이기 위한 물밑 조율을 해왔지만 사실상 벽에 부닥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는 사퇴 권유에 완강히 거부했다고 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친박 후보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강제 조정’ 움직임에 대해서는 “너무 가혹하지 않으냐. 가슴이 아프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 친박계 중진의원이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허 의원 등 일부 친박 중진의원은 11일 저녁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 2명을 자연스럽게 지원하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친박계 주변에선 친박 중진들이 지원 대상으로 꼽은 대상은 서병수(부산 해운대갑), 이성헌 의원(서울 서대문갑)으로 압축됐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이에 따라 중진들은 친박계 원내외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이런 뜻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진들의 맨투맨식 접촉이 친박계 대의원들의 표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친박 진영에선 “이번 당 지도부에 친박계 인사가 한 명도 못 들어갈 경우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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