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마무리될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따라 물러나는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사진)은 14일 청와대 재직 동안 자신이 제기했던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4월 자신이 김영국 조계종 대외협력위원의 기자회견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엔 자신이 병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인터넷에 유포한 누리꾼들을 고소한 바 있다.
이 수석은 기자들에게 “최근엔 영포회 논란의 와중에 내가 야당에 자료를 흘렸다는 황당한 소문이 돌고, 가지도 않은 술집에 갔다는 기사가 난 적도 있었다”며 “언론이 잘못한 것은 분명히 비판해야 하지만 진실은 온데간데없고 공방만 남는 사회적 담론 구조는 반드시 바로잡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생활 정리에 나선 이 수석은 이날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제 민심의 바다로 돌아갑니다. 어디서든 MB 정부 성공을 위해 뛰겠습니다”라는 짧은 ‘고별인사’를 했다.
2007년 1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이래 현 정부의 초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잇달아 지내며 2년 7개월 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온 그는 ‘외로운 실세’였다. 특유의 정치 감각과 순발력으로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핵관(핵심관계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늘 칼날 위에 서야 했다. 권력 내부에 든든한 정치적 후원그룹도 없었고 견제도 많았다. 이른바 미래권력으로 여겨지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박근혜 의원’으로 불러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고 몇몇 진보매체와는 날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저인들 왜 (선한 주인공인) 신성일 역할을 안 하고 싶었겠느냐. 대배우이고 연기자이면서도 (악한 조역을 맡은) 허장강 같은 역할도 있을 수밖에 없는 법”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향후 거취를 묻자 “최근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산 기간이었다”며 “‘여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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