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바다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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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5일 03시 00분


2년7개월 만에 靑 떠나는 이동관 홍보수석

“재직 동안 제기했던 소송
모두 취하… 진실 명명백백”

“진실은 명명백백하므로 용서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습니다.”

조만간 마무리될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따라 물러나는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사진)은 14일 청와대 재직 동안 자신이 제기했던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4월 자신이 김영국 조계종 대외협력위원의 기자회견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엔 자신이 병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인터넷에 유포한 누리꾼들을 고소한 바 있다.

이 수석은 기자들에게 “최근엔 영포회 논란의 와중에 내가 야당에 자료를 흘렸다는 황당한 소문이 돌고, 가지도 않은 술집에 갔다는 기사가 난 적도 있었다”며 “언론이 잘못한 것은 분명히 비판해야 하지만 진실은 온데간데없고 공방만 남는 사회적 담론 구조는 반드시 바로잡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생활 정리에 나선 이 수석은 이날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제 민심의 바다로 돌아갑니다. 어디서든 MB 정부 성공을 위해 뛰겠습니다”라는 짧은 ‘고별인사’를 했다.

2007년 1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이래 현 정부의 초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잇달아 지내며 2년 7개월 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온 그는 ‘외로운 실세’였다. 특유의 정치 감각과 순발력으로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핵관(핵심관계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늘 칼날 위에 서야 했다. 권력 내부에 든든한 정치적 후원그룹도 없었고 견제도 많았다. 이른바 미래권력으로 여겨지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박근혜 의원’으로 불러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고 몇몇 진보매체와는 날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저인들 왜 (선한 주인공인) 신성일 역할을 안 하고 싶었겠느냐. 대배우이고 연기자이면서도 (악한 조역을 맡은) 허장강 같은 역할도 있을 수밖에 없는 법”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향후 거취를 묻자 “최근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산 기간이었다”며 “‘여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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