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처음부터 ‘여성 과학자’라는 콘셉트를 갖고 적임자를 물색했다는 후문이다. 현 정부 들어 과학기술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합된 뒤 과학기술 분야가 홀대를 받고 있다는 여론을 반영해 미래전략기획관을 신설한 만큼 과학기술계의 여망을 반영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 내정자는 1995년 ‘단백질 접힘’에 문제가 생길 경우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 세계적인 학자로 인정받았다. 이후 1998년엔 여성 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의 첫 번째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2003년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또 연간 100억 원을 투자하는 대형 국가 연구 프로젝트인 ‘프런티어사업단’을 8년째 성공적으로 끌어오면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여성 과학자로서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생명공학계에서 연구 업적을 낸 점, 대규모 국책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점 등을 볼 때 우리나라의 미래전략을 담당할 적임자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남편은 윤건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17대 국회의원)다.
한편 홍보수석비서관 인선을 놓고는 막판까지 난항을 겪었다. 13일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내정 직전 단계에서 “나는 적임이 아니다”라고 고사해 인사가 원점으로 돌아갔었다. 청와대는 올 하반기 종합편성채널 선정과 관련이 없는 언론계 인사를 중심으로 다시 후보를 찾았고 전날부터 홍상표 YTN 경영담당 상무이사를 비롯한 방송사 간부들의 이름이 물망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때 방송 기자 출신 대기업 임원 등의 이름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자와 이동관 홍보수석비서관 등의 의견을 들어 오랜 정치부 기자 경험으로 정무적 감각을 갖춘 데다 사회 각 분야에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홍 내정자를 최종 낙점했다.
한편 김두우 기획관리실장 내정자는 직급만 놓고 보면 수석회의에 참석하는 기획관급에서 비서관급으로 격하됐다. 김 내정자는 기획관급의 정책지원관 물망에 올랐었다. 그는 “직급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슨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사실상 ‘강등’을 자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관리실장 명칭을 놓고도 곡절이 있었다. 당초 청와대는 기획관리비서관을 기획조정실로 확대 개편하려다 대통령실장, 정책실장과 더불어 ‘제3실장’으로 대기업 기조실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이 일자 기획관리비서관으로 환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기획관급에서 비서관급으로 직급이 낮아진 김 내정자를 배려해 다시 ‘실장’으로 바꾸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