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로 물 불어나” ‘작년 참사’후 합의 지켜
천안함 출구전략 모색 속 유화 제스처 던진 듯
북한이 장맛비로 불어난 임진강 상류 댐의 물을 흘려보내겠다고 18일 우리 측에 사전 통보했다. 최근 천안함 폭침 사건의 출구를 모색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6자회담 재개 의지를 밝힌 북한이 남측에도 유화 제스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18일 “북측이 오후 2시경 경의선 군 통신선을 통해 ‘지금과 같이 비가 많이 내리게 되면 저녁 8시 이후 임진강 상류 댐의 물을 불가피하게 방류할 수 있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의 통보는 지난해 10월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에서의 남북 간 합의를 지킨 것이다. 당시 회담에서 남측은 불가피한 이유로 임진강 하류에 물을 흘릴 때는 사전에 방류 댐 이름, 방류량, 방류 이유 등을 통보해 달라고 요구했고 북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북한은 지난해 9월 6일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임진강 유역에서 야영을 하던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했다.
북한 매체 등에 따르면 장마전선의 북상에 따라 17일 개성시 인근 장풍군에 143mm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황해북도와 강원도 등의 북한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 지역에 이날까지 사흘째 비가 내렸다.
북한은 방류 사실을 사전 예고하면서 ‘임진강 상류’라고만 표현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에서 얼마만큼을 방류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북한의 방류 예고에도 불구하고 방류량 등 수문 정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남한 측 임진강 수위가 어느 정도 올라갈지는 예측이 어려워 피해 대비에는 부족한 정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측의 통보 직후 경기도 제2청(도2청) 등 관련 기관들은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도2청과 한국수자원공사, 한강홍수통제소, 파주시, 연천군 등 관련 기관들은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면서 현장 점검 및 경보시스템을 확인했다.
특히 지난해 임진강 참사가 발생했던 연천군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홍수조절 기능을 갖춘 군남댐이 완공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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