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왼쪽)이 19일 청와대 인사 개편 후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대통령 맞은편은 임태희 대통령실장. 사진 제공 청와대
임태희 대통령실장 체제의 3기 청와대가 ‘소통’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임 실장이 19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보고한 ‘대통령실 운영체계 개편방안’의 핵심은 자율과 책임, 선택과 집중, 충분한 소통과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다.
임 실장은 매주 월요일에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의 운영방식을 수석실별로 돌아가며 소관 업무를 보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국정 현안과 선제 대응이 필요한 과제 위주로 보고하고 토론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매일 오후 1시간을 할애해 대통령실장이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또 매일 개최하던 대통령실장 주재 수석회의를 주 2회로 줄이고 그 대신 ‘정책팀 수석회의’와 ‘현안 관련 수석 간 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실장 중심으로 청와대 내부 소통을 잘하라. 수석 간, 비서실 간 소통이 안 되면 대통령과 소통이 되겠느냐. 대통령이 미처 알지 못하는 구석구석의 얘기를 잘 소화해서 얘기해 달라”며 ‘소통’을 각별히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통상적인 일은 정부 부처가 챙기고 청와대는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한 일, 부처 간 협력 조정이 필요한 일, 주요한 국정 의제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오늘 결정할 일은 미루지 말고 오늘 결정하자. 내가 늘 오전 4시 반부터 일어나 있으니 언제라도 보고하라. 시간(밤낮) 불문, 매체(대면 전화 인터넷) 불문하고 바로 결정하자. 내가 수석실을 방문해 보고받고 협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집권 중후반기 업무 스타일이 확 바뀔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집권 전반기 ‘그립’을 강하게 쥐고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매진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지만 한편에선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방식으로 비쳤고 ‘소통 부재’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직접 국정 의제에 대한 ‘집중’을 강조한 것도 국정운영 방식과 관련해 주목할 대목이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모든 현안을 직접 챙기는 ‘만기친람(萬機親覽)’형 리더십을 보여 왔다. 그러나 집권 중후반기에는 일상적인 각 부처의 과제는 해당 부처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상당 부분 위임하고 자신은 굵직굵직한 국정 과제를 주로 챙기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청와대 내에서도 임 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 각 수석에게 상당한 자율적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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