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용석 의원(41·마포을)이 대학생들과 식사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성희롱적인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누리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보도가 사실일 경우 강 의원을 출당 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0일 오전 강 의원의 홈페이지 '소통하는 세상'에는 수백 개의 성토 글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의원님은 여대생 휴대전화 번호 많이 따서 살림살이가 나아졌느냐"며 "당신 자식이 커서 사회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고 생각해 봐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한다"는 글을 남겼다.
지역 유권자라는 누리꾼은 "당신을 지지해준 마포구민 얼굴에 먹칠하느냐"며 "마포구 주민을 대표하는 지금의 위치는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마포구 사람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한 누리꾼은 "이명박 대통령과 아나운서 단체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한다"며 "피고가 법학과 출신이니 결과는 자기가 더 잘 알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강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 출신으로 변호사 개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강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안상수 대표가 당 윤리위에 긴급 진상조사와 함께 출당조치를 포함한 엄정 대처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안상수 대표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이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고, 김무성 원내대표와도 상의했다"며 "지도부들도 이런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강 의원이 대학생들과의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한다는 여대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토론할 때 패널은 못생긴 애 둘,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그래야 시선이 집중된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강 의원은 지난해 함께 청와대를 방문한 한 여학생에게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사모님(김윤옥 여사)만 없었으면 네 (휴대전화) 번호도 따갔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참석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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