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고립된 신세를 면치 못했다.
정부 당국자는 24일 “어제 오전 ARF 자유토론이 끝난 뒤 점심시간에 참가국 외교장관 대부분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같이 한 반면 박의춘 북한 외무상(사진)은 보좌관 2명만 대동한 채 혼자 식사를 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고립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일화”라고 전했다.
박 외무상은 23일 오후 열린 ARF 전체회의에서는 자신의 발언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간에 통역용 헤드셋도 끼지 않는 등 다른 국가들의 발언에는 아예 관심도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박 외무상은 자유토론에서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을 위해 경제적 기틀을 마련해 올해 경공업과 농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한국과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경제를 망쳤다고 말했지만 워낙 많은 장관들이 천안함 사건을 규탄하자 압도적인 열세라고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외무상은 ARF 전체회의가 끝난 뒤 동아일보 기자가 엘리베이터까지 뒤따라가며 질문을 던졌지만 전혀 답변하지 않는 등 폐쇄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북한은 각국 대표단 대기실 중 유독 자국의 대표단 대기실 문에만 국명을 표시하지 않았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많은 외교장관이 이구동성으로 북한의 천안함 도발 사태는 지역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강조해 북한에 좋은 경고가 됐을 것”이라며 “ARF 회의에서 어느 나라도 북한 주장을 수긍하는 외교장관이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까싯 피롬 태국 외교장관은 “모든 사람이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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