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재보선] 한나라 “야권 단일화는 야합 코미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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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6일 03시 00분


野3당 “정권심판 호소 열세 뒤집을것”

7·28 재·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25일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후보들이 주민들과 악수하며 한 표를 부탁하고 있다. 이날 야권은 은평을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우기로 합의했다. 왼쪽부터 한나라당 이재오, 민주당 장상,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 이종승 기자
7·28 재·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25일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후보들이 주민들과 악수하며 한 표를 부탁하고 있다. 이날 야권은 은평을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우기로 합의했다. 왼쪽부터 한나라당 이재오, 민주당 장상,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 이종승 기자
[서울 은평 을]

○ 야권

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 은평을의 야권 3당 후보 단일화 협상이 25일 진통 끝에 타결됐다. 이어 3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유권자 4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1차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장상, 국민참여당 천호선,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가 각각 1, 2, 3위로 나타났다. 야 3당은 이날 밤 유권자 1050명을 대상으로 장, 천 후보를 놓고 2차 조사를 벌였다. 최종 결과는 26일 오후 3시 발표된다.

수차례 결렬 위기로까지 갔던 야 3당의 단일화 협상은 참여당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이었던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포기하고 전화조사 시 당명 표기 주장을 수용하면서 급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문에서 민주당이 주장했던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 대신 ‘적합합니까’라고 묻자는 참여당의 요구를 수용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선거 변수 중 가장 어려운 단일화가 이뤄져서 정권 심판 의지를 북돋울 것이다. 긍정적인 변수다. 열세지역을 뒤바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야권 단일화는 정당의 이름을 걸고 후보를 선택하게 하는 선거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고, 이기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를 코미디처럼 만드는 ‘야합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단일화 방식 합의가 이뤄지자 야당 후보들은 단일화 여론조사에 대비해 ‘후보 노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민주당 장 후보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서오릉과 예일여고, 은평웹미디어고, 원불교 불광교당, 불광동성당, 연신내성당 등을 찾은 뒤 오후에 협상이 타결되자 즉시 이를 겨냥한 선거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김진욱 현장담당 대변인은 “여론조사 방식이 예상과 다르게 나와서 이에 대한 전략을 새롭게 짰다. 유권자를 최대한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 후보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유세차를 타고 지하철 6호선 응암역 2번 출구를 시작으로 구산 사거리, 역촌중앙시장, 갈현1동 선진운수종점, 불광역 먹자골목, 연신내역을 돌았다. 장 후보는 유세차량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고 골목길까지 깊숙이 들어갔다.

참여당 천 후보는 운동원 3명과 함께 이날 오전 연신교회와 구산동 주택가 등을 돌았다. 그러나 오후에 단일화 협상이 타결되자 당초 연서시장, 역촌역 오거리, 이마트 등 인파가 밀집한 지역을 찾아갈 예정이던 유세 일정을 바꿔 진관동 주택가 등을 파고들었다. 선거캠프 측은 “후보 단일화 면접전화는 집전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인파가 많은 곳보다 주택가를 공략하기로 유세 일정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 여권

“그동안에도 (야권 후보가) 단일화됐다고 생각하고 선거운동을 해 왔다. 그저 마지막 날까지 (유권자) 한 명, 한 명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는 수밖에….”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부중앙교회 앞. 이날도 홀로 주민들을 찾아 악수를 나누던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놀라는 기색은 없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당의 지원을 거부한 채 ‘지역일꾼론’을 내세우며 골목골목을 누벼온 그는 입버릇처럼 “(야권 단일화 여부에 개의치 않고) 내 갈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고 밝혀 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구파발역 1번 출구 앞에서 11명의 선거캠프 참모를 모아놓고 ‘길거리 전략회의’를 열고 “끝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 지금부터는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니 ‘투표하고 휴가 가시라’고 강조하라”고 했다.

아침 점심 식사를 모두 거른 이 후보는 오후 4시가 돼서야 자택 앞 식당에서 10여 분 동안 된장찌개에 보리밥으로 한 끼를 해결했다. 이런 강행군 때문에 그는 선거운동을 시작한 뒤 몸무게가 4kg이 빠졌다. “단일 후보는 누가 되는 게 유리한가”라고 묻자 “누가 되든지 똑같다. 야권 후보에게 가는 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늘부터 (밤) 12시까지 선거운동을 하자”고 참모들에게 말했다.

오후 4시 반경 은평뉴타운 2지구 일대를 찾은 이 후보는 잠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그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겠다”며 거리에 즐비한 공인중개사사무실 문을 밤늦게까지 두드렸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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