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안상수 독선” 회의장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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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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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19개중 12개 자리에 자기 사람 앉혀” 인사 반발
당 일각 “과도한 행동” 눈총… “사전조율 미흡” 지적도

安“화합 중점 둔 탕평인사”

한나라당의 새 당직 인선을 놓고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사진)이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안 대표가 4일 최고위원회의에 당 대변인과 전략기획본부장 등 19개 당직 인선안을 올리자 홍 최고위원이 “안 대표 승리의 전리품을 나누느냐”고 반발하며 회의장을 나가버린 것. 가까스로 인선안은 처리됐지만 집권당 지도부 내 갈등의 불씨는 점점 거세지는 분위기다.

○ 안상수-홍준표 정면충돌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 인선안을 제시했으나 최고위원들의 반대에 부닥쳤던 안 대표는 이날 일부 내용을 수정해 다시 제출했다.

하지만 홍 최고위원은 “19개 당직 중 12개 자리가 안 대표의 경선을 도와준 사람으로 채워졌다”며 “당직을 약속한 뒤 경선 후 자리를 나누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안 대표가 “인선안에 반대하면 최고위원들의 표결로 결정하자”고 받아치자 홍 최고위원은 “인사 표결은 전례가 없으며 최고위원회의 정신은 합의제”라며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홍 최고위원이 자리를 뜨자 안 대표는 곧바로 인선안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정두언 최고위원이 “자리를 비웠다고 바로 처리할 수 있느냐”며 제동을 걸었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홍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회의에 참석해 논의하자”고 설득했지만 홍 최고위원은 버텼다. 논의 끝에 나경원 정두언 서병수 최고위원 등은 안 대표의 인선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최고위원 간의 의견차가 큰 여성 대변인과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에 대한 인선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직 인선 갈등은 언제든지 재연될 소지가 많다. 아직 지도부 간에 논의도 못한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성 몫의 당 대변인 자리를 놓고 안 대표가 사전 조율에 나설 계획이지만 이견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 일각에선 “과도한 엇박자”

홍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어제 원희목 대표비서실장이 나를 찾아왔으나 구체적인 인선 내용을 말하지 않았다”며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 “이번 인사는 상생 화합 소통을 위한 게 아니라 경선용 잔치”라며 “(안 대표의) 독선이 도를 넘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안 대표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80% 당원의 생각을 반영해야 한다. 20%의 지지를 받은 대표가 독선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이날 홍 최고위원의 행동은 당직 인선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선 과도한 행동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직후에도 안 대표가 선출된 것을 놓고 “안상수 체제가 정당하냐”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동시에 안 대표의 사전 조율이 미숙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인선 내용을 미리 조율했으면 좋았을 텐데 왜 이렇게 진행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고, 나경원 최고위원도 “안 대표가 최고위원들과의 사전 조율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 안상수 “최고위원들과 협의 거쳐”


안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직 인사는 최고위원들과 협의 과정을 거쳤고 최종적으로 합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 인선에 반영한 만큼 문제없다. 화합에 중점을 뒀으며, 탕평인사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최고위원의 반발에 대해선 “당직 인선은 어려운 작업”이라며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등 당직 인선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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