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인터뷰서 “민주주의 개념 모자라” 발언… 파장 확산
친박 “朴전대표 원칙 추구” 발끈… 金“2년전부터 한 얘기”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사진)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과 사고의 유연성이 결정적으로 부족하다”고 한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가 발끈하면서 6·2지방선거 이후 조성된 친이(친이명박) 친박계 화합 분위기에 냉기류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된 발언은 4일자로 세계일보가 보도한 김 원내대표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박 전 대표는) 국가 지도자 덕목 10개 중 7개 정도는 아주 출중하고 훌륭하지만 결정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 그게 바로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 사고의 유연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고쳐야 한다고 나는 충정으로 말했는데, 박 전 대표를 군주처럼 모시려는 못난 사람들은 ‘주군한테 건방지게…’라는 식의 반응이었다”며 “이 결정적 문제를 고쳐서 박 전 대표를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을 이제 거의 소진해 버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에 대해 “현실 정치는 뭔가 주고받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탕평 인사 등 뭔가를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친박계 유정복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은 주고받는 뒷거래식의 현실 정치만을 민주주의로 보는 것 같은데 박 전 대표는 정치에서 원칙과 정도를 추구한다”고 반박했다. 또 김 원내대표가 우회적으로 자신을 비롯한 박 전 대표 주변 측근들을 비판한 데 대해선 “한때 ‘친박의 좌장’이었을 때는 가만있다가 지금 와서 ‘군주’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김 원내대표에게 “잘해보려고 하면 한 번씩 그런 소리를 하네”라며 ‘뼈있는 말’을 건넸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런 얘기도 못하느냐. 이미 2년 전부터 해왔던 얘기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며 “친이, 친박 간 갈등을 없애고 정권 재창출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한 얘기다.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박근혜도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친박과 결별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내가 친박에서 쫓겨난 지가 언제인데…”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김 원내대표의 발언이 박 전 대표 측근들에 대한 비판에 방점이 찍혔다는 관측도 있다. 박 전 대표보다는 측근들의 보좌방식이 더 문제라는 평소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당내 일각에서 이번 발언으로 친박 진영과의 화해 모드가 당장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유정복 의원도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자신의 비판은) 박 전 대표와 상의하지 않은 개인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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