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12일 당국의 승인 없이 방북한 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 목사가 광복절인 15일 판문점을 통해 남한으로 돌아올 예정인 가운데 보수와 진보단체들이 각각 한 목사를 규탄, 환영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진보연대와 ‘6·15 공동선언과 한상렬 목사를 지키는 모임’ ‘한상렬 목사를 지지하는 기독교 모임’은 한 목사 귀환에 맞춰 15일 오전 11시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강역 주차장에서 ‘한반도평화와 남북관계개선촉구 기도회’를 갖는다.
이들은 1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목사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이지 ‘친북’이나 ‘찬양’은 아니다”라며 “검찰의 사법처리 방침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들도 15일 같은 장소에서 한 목사 방북을 규탄하는 ‘맞불’ 기자회견을 연다. 이어 보수단체들은 같은 날 오후 2시 반부터 문산읍 통일대교에서 집회를 열고 한 목사로 분장한 사람을 포승줄로 체포해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퍼포먼스’도 벌일 예정이다.
한국자유총연맹 등이 참여한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는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한 목사의 실정법 위반 행위를 엄중 처벌하고 진보연대를 비롯한 좌파 세력의 반국가적 행위를 발본색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비상’이 걸렸다. 경찰청은 이날 강희락 청장 주재로 ‘8·15 집회시위 관리 대책회의’를 열고 15일 임진각 주변에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경찰 22개 중대(1500여 명)를 배치해 양측 집회 참가자 간 충돌에 대비하기로 했다.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한 목사가 판문점을 넘어오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즉시 체포하고,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가 위법행위를 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방침이다.
15일에는 임진각 집회 외에도 진보단체가 오후 4시 서울역광장에서 ‘천안함 진실규명, 평화실현 국민대회’를, 보수단체는 오후 5시 종로2가 보신각 앞에서 ‘종북 좌파세력 척결 8·15 국민대회’를 각각 열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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