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위장전입 알았지만 자녀교육 관련은 묵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가이드라인 있었다” 해명… 민주 “요직 필수과목” 비난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 문제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와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등 3명이 “자녀 진학과 교육 문제를 위해 위장전입했다”고 시인했기 때문이다.

신 내정자는 1995년 7월 경기 고양시에 정착한 뒤 8년 동안 다섯 차례 주소지를 바꿨다. 그중 세 번은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이 내정자의 경우엔 2000년 11월 부인과 딸(당시 중3)이 세대 분리를 통해 학군이 더 좋은 부근 아파트로 주소를 임시로 옮겼다가 1년 뒤 원래의 주소지로 돌아왔다. 조 내정자는 온 가족이 1998년 11월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종로구 사직동으로 주소지를 옮겼다가 석 달 뒤 다시 돌아왔다. 딸이 남녀공학이 아닌 여고를 희망해 잠시 주소지를 옮겼다는 게 조 내정자의 해명이다.

그렇다면 청와대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위장전입 문제는 자녀 교육과 관련한 것은 봐주되, 재산 증식을 위한 것은 안 된다는 게 내부의 ‘가이드라인’이었다”며 “일각에선 자녀 교육을 위한 이른바 ‘21세기 판 맹부삼천지교’는 용인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위장전입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묵인했다는 얘기다.

민주당에서는 “위장전입 논란의 시초가 이명박 대통령인데 어떻게 위장전입 문제를 장관 등의 검증작업에서 중요시할 수 있겠느냐”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인 박지원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위장전입은 MB(이명박) 정부 요직으로 가기 위한 필수과목”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1977∼1984년 중구와 서대문구 등으로 4차례 위장전입을 했는데 이는 세 딸과 아들을 각각 리라초등학교(서울 중구 소재)와 경기초등학교(서울 서대문구)에 입학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시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문제를 쟁점화하고 일부 내정자는 반드시 낙마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현 정부 들어 이미 비슷한 전력자들이 청문회를 통과했다. 김준규 검찰총장과 이귀남 법무부 장관도 청문회 과정에서 자녀 교육 문제로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나 공개 사과했다. 두 사람은 법 집행기관의 수장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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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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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6 06:47:07

    도덕이 결여된 장들 밑에 국민들 갈곳은?바르게 살면 바보되는 이나라의 진로?

  • 2010-08-16 14:25:25

    서민이였으면 구속이다. 서민아니니까 걍 넘어 가는 거쥐~ 근데 법이 있는데 좋은 학교 나와서 괜찮다고 하면 그게 법인가? 악법도 법이라 주장하면 할 말이 없지만 이런 대한민국 만들려고 세빠지게 일하는 것은 아니질 않겠습니까? 법드시는 분들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면 의결없이 자동탄핵되는 법 안만드십니까? 자동 이거 참 편하고 좋은데 말입니다. 회의 하는 거 안지겹습니까? 시간도 절약되지 환경오염도 없지 정말 좋은데,,,,,, 꼼수, 새치기, 불법이런거 없이 할 수 있는 그린 대한민국 좋지 않겠습니까? 동서로 싸우고 남북으로 싸우는 어른들말 세겨 듣지 마세요. 선진 대한민국 젊은 우리가 나서서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 열정은 순수함에서 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 2010-08-16 10:50:31

    대법관 후보자, 장관 내정자, 차관내정자, 경찰청장 내정자 등 높고 높으신 유능한 분들이 전부다 위장전입을.... 높은 분들은 법 알기를 우습게 알고 위반을 밥먹듯이 하는데 ... 그러니 서민들도 법 알기를 우습게 알고 위반을 밥먹듯이 하려고하지 보고 배우는 것이 법 위반하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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