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정부가 黨 무시한다” 한나라 내부 불만 폭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9일 03시 00분


“행시 개편안 민심역행…당정협의도 없이 발표”
“왕차관 문제 등 귀막고 MB 친위대 구축용 개각”

한나라당 내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여당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의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통일세’ 도입 및 행정고시제도 개편 방침이 당과 아무런 협의 없이 발표된 데 대한 불만에 이어 그동안 여당이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라며 언급을 꺼려온 8·8개각에 대해서도 가시 돋친 비판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소장파그룹의 정두언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한 달 전 전당대회 기간 모든 후보자가 공통으로 얘기한 것 중 하나가 당정관계 재정립인데 최근 일들을 보면 정부는 거의 일방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의 민심에 역행하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인사도 그렇고 발표하는 정책도 그렇다”며 “이렇게 정부에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맡기다 보면 민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고 정권 재창출도 멀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정 최고위원은 ‘5급 공무원 선발 시험에서 30%를 외부 전문가로 선발하는 방식’의 행시 개편안에 대해 “일부 전문직 종사자의 공직 독점현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돼 저소득층 출신의 공직 진출을 축소하는 결과를 반드시 초래하게 된다”며 “현대판 음서(蔭敍)제도(고려와 조선시대에 출신을 고려해 관리로 채용하는 제도)의 부활, 계층 재생산 구조의 완결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이해봉 의원은 “(이번 개각은) 국민과의 소통도, 한나라당과의 소통도 아니고 친이계 간의 소통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의 인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함께 가자고 늘 해놓고 가만히 보면 혼자 가고 있다. 이른바 ‘왕차관’ 문제만 해도 언론과 야당,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문제를 제기하는데 당 지도부는 귀를 막고 있다”며 이번 개각에서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옮긴 박영준 차관을 겨냥했다. 친박계에서는 개각에 대해 “이 대통령의 친위부대 진용을 구축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많다.

이 의원은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여당으로서도 ‘국정운영에 있어서 국민과 함께 가고자 하는 인사가 돼야 한다’며 강력하게 건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통일세 제안과 관련해 당정 협의가 없었던 점을 지적하며 “국회 경시 또는 집권 여당을 무시하는 이런 행태는 과거 권위주의시대로 완전히 회귀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불만이 쏟아지자 안상수 대표는 “곧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하기로 돼 있는데 거기서 심도 있게 이런 부분을 논의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내도록 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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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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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20 01:27:06

    초딩들도 한국 국회의원을 무시하는데 하물며 대통령이야 말한들 무슨소용이있나?국회는 그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맨날 싸움질이나 해대고 국민들의 귀중한 세금이나 까먹고 목에 힘이나 주고 뭐 한게 뭐있나?민생법안도수년째 방치하고들있고 자기들 잇속만 챙기기에 급급하지 뭐한게있다고 불평인가?지금 여론조사를해보거라 정말 국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몇명이나되나?한국국회는 해산시켜야 마땅하다.민주주의를 가장한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 2010-08-19 19:57:53

    누구보다도 6.29 수도천도 및 수도분할 세종시 망국을 저지른 망국국회 친박 망국노 따라지들은 말할 자격이 없다. 지방선거에서 친박 망국녀 수괴 박근혜와 친박 수족 주구 따라지들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철퇴를 맞았음에도불구하고 국민에게 겸허하기는커녕 지방선거 참패를 대통령의 책임으로 뒤집어씌워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자는 망국질까지 저지르면서 좌빨꼴통 야당들과 한 통속이 돼 구국총리 정운찬과 장관들을 해임하는 전술까지 동원한벼랑끝 전술로 놀아났다. 한국판 관료지상주의 관방지상주의 또한 8.15 광복 이후 단 한번도 개혁한 적이 없다.

  • 2010-08-19 16:44:05

    한마디로 참 웃기는 행정이다. 최소한 발표몇일전만이라도 통보해주는 아량은 있어야하는데 이것도 없었단 말인가?. 이게 무슨 당정협의인가!. 독선적이지".지금처럼 단합의 힘이 너무 모자랄때인데,,,, 그러니까 야당들이 우습게여기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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