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청문회 정국] 너무 다른데…너무 잦은데…너무 적은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9일 03시 00분


■ 이주호
2007년 현금 신고액, 선관위엔 11억 국회엔 6억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사진)가 17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2005∼2007년 현금 자산을 줄여서 신고한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이 내정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자신의 현금 자산으로 2005년 3억6234만 원, 2007년 10억9799만 원을 신고했다. 2년 동안 현금 자산이 7억3565만 원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같은 기간 국회에 신고한 액수는 달랐다. 국회공보에 기록된 이 내정자의 현금 자산은 2005년 2억2222만 원, 2007년 6억3855만 원에 불과했다. 정치자금법 전문가인 최용석 변호사는 “신고 시점의 차이를 감안해도 한 해에 수억 원씩 차이가 나는 것은 고의적으로 누락했다는 의혹의 소지가 짙다”고 말했다.

현금 자산의 급격한 증가 경위도 석연치 않다. 이 내정자는 2005∼2007년 매년 8500만∼1억5000만 원의 후원금을 거뒀으나 대부분 지출했다고 선관위에 보고했다. 이 내정자 측은 “펀드 환매에 따른 수익 증가와 친족 예금 추가에 따라 예금 보유액이 변동한 것이다. (선관위 신고액과 국회 신고액의 차이는)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뒤 설명할 것이 있으면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내정자가 2006년 실명의무 위반으로 중앙선관위에서 경고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선관위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내정자의 회계책임자 홍모 씨는 2005년 7월 정책개발격려금 등 480만 원을 실명이 확인되지 않는 방법으로 지출해서 2006년 9월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다.

교사단체 후원금 문제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의문이 제기됐다. 2005년 보건교육포럼 소속 교사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이 내정자는 “(후원자가 공무원 신분일 경우) 즉각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선관위에 확인한 결과 2005년에 후원금을 반환한 기록이나 자료는 없었다. 이 내정자의 반환 후원금은 2006년 350만 원, 2007년 97만 원이 전부였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 박재완
1996년-2003년 가구 분리… 전입전출 반복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18일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사진)에 대해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다. 박 내정자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K아파트에 전세로 살다가 1996년 9월 10일 부인 및 딸과 가구를 분리한 뒤 11일 아들과 함께 본인 소유의 서울 강동구 명일동 J아파트로 전입했다. 부인 오모 씨와 딸은 1주일 뒤인 17일 J아파트로 전입해 합류했다. 그러나 이 가족은 5개월 뒤인 1997년 2월 24일 일원동 K아파트로 다시 주소지를 옮겼다.

박 내정자의 가구 분리는 2003년에도 반복됐다. 박 내정자 혼자만 주소지가 2003년 8월 21일 일원동 H아파트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A아파트로 바뀌었고 부인 오 씨의 주소지는 이날 딸과 함께 언니 소유의 강동구 고덕동 P주택으로 옮겨졌다. 오 씨의 주소지는 25일 A아파트로 전입됐다. 이어 박 내정자 가족은 2004년 3월 29일 고덕동 P주택으로 주소를 옮겼다가 2005년 2월 정자동 A아파트로 주소지를 다시 옮겼다. 박 내정자 측은 “J아파트를 구입했는데 기존에 살던 K아파트의 전세가 빠지지 않아 가족 중 일부만 주소지를 옮겼다”며 “2003년 아내와 딸이 미국에 체류하는 등 가족의 거주지가 확실하지 않아 처형 집에 주소지를 잠시 옮겼다”고 해명했다.

박 내정자는 2006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당시 노무현 정부가 위장전입 문제 등에도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을 놓고 “우리 사회의 윤리 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 중심에는 위정자를 비롯한 지도층의 표리부동한 위선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의원은 “박 내정자는 1976년 징병 신체검사에서 고혈압으로 보충역(1년 1개월 복무) 판정을 받았다”며 “보충역 판정을 받을 정도면 고혈압 약을 복용하지 않고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데, 박 내정자는 4년 만에 정상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김태호
“5인가족 카드사용액 年600만원이 정상인가”


민주당 총리 인사청문특위 소속 의원 4명(박영선 박선숙 박병석 이용섭)은 18일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사진)가 경남지역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스폰서’ 역할을 한 조직 또는 인맥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며 김 내정자가 경남도지사 시절 활성화했던 도정 자문기구인 뉴경남포럼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스폰서 조사에 착수한 것은 김 내정자 가족의 ‘씀씀이’가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5인 가족이 2006년 128만 원, 2007년 78만3000원, 2008년 607만8000원, 2009년 510만7000원만 신용카드로 사용했고, 재산이 최근 3년 7개월 만에 3억3000만 원가량 늘었다.

뉴경남포럼은 김 내정자가 2004년 6월 경남도지사에 취임한 뒤 전임자였던 김혁규 전 지사가 만든 ‘경남포럼’을 승계한 모임이다. 도지사와 정무부지사를 포함해 주로 경남 출신의 행정 경제 학계 법조계 인사들로 구성됐다.

올해 5월까지 11차례 포럼을 열었으며 현재 회원은 44명. 일부 대기업 최고경영자와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같은 행정 관료 출신, 현직 대학 총장을 비롯한 대학교수, 법조계, 사회단체 인사들이 회원으로 있다. 김 내정자에게 수만 달러를 제공했다는 진술을 했으나 검찰이 무혐의 처리한 사건의 당사자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도 회원이다.

한 기업인 회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제기하는 스폰서 의혹과 관련해서 “모임의 면면을 보면 그런 의혹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임에서 직접 그런 이야기가 나온 적은 없었고 그런 기류가 형성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뉴경남포럼 자체가 스폰서 역할에 동원된 게 아니라 이 모임을 통해 연결된 일부 인사가 은밀히 후원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동영상=박연차 리스트 질문 받은 총리 내정자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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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추천 많은 댓글

  • 2010-08-19 06:37:50

    부도덕하고 부정부패에 익숙한 공직자들에게서 염증을 느낀다.철저히 청문회를하여 조금이라도 뇌에 이상이있는 작자들은 모두 고향앞으로 보내야한다.공직자는 어디까지나 국민들의 머슴이다.이번 청문회는 양심과 도덕성에무게를 두어야한다.법을어기면 절대로 공직자가될수 없다는것을 증명해주어야한다.청와대도 제발 좀 엄격하게 인간들을 좀 보고 뽑거라.능력보다 더 중요한게 양심이다.

  • 2010-08-19 12:01:08

    잡스러운 청문회소리들 다 집어 치우고 노무현이 차명계좌 내용이나 세세히 밝혀라 !!! 아니 땐 굴둑에서 연기 날까 ??? 그 독한놈이 그냥 부엉바위에서 떨어져 죽을리가 없다. 밝혀야 한다. 노무현이 차명계좌 내용을 밝혀야 한다. !!!!!!!!!!!!!!!!!!!!!!!!!!!!!!!!!!!!!!

  • 2010-08-19 09:14:53

    위장전입은 사는곳과 주민등록주소지의 불일치가 형식적 의미 정의라면, 이게 공직자에게 문제되는 이유는 부동산 투기, 자녀학군 등에 있어 지도층으로서 부적절하게 행동한것 때문일 것입니다. 박재완 후보의 경우 주소지를빈번하게 옮긴것만 보도되고 있지, 그 이유가 지도층으로서 부적절한 사유(투기 등)에 대한 보도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후보자들의 부적절사례와 함께 취급되며 부도덕한 것 처럼 비추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 분은 대학교수 시절 제자들에게 가장 많은 존경을 받았던 교수 중 한분입니다. 빈번한 주소지 이동의 의도와 효과가 지도층으로서 부적절했는지에 대한 분석없이 다른 후보자와 함께 부적절인사로 같이 논의되는것이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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