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지경위 청문회는 시작하자마자 ‘박영준 청문회’로 변질될 뻔했다. 야당이 박영준 지경부 2차관을 ‘왕(王)차관’ ‘실세 차관’이라고 지목하면서 증인 채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10분 이 후보자의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더니 장관급인 임채민 총리실장이 총리실 국무차장이던 박 차관에게 허리를 낮추며 이야기하는 한 장의 사진을 꺼내들었다. 노 의원은 “장관급은 두 손을 조아리고 보고하고, 차관은 뒷짐 지고 ‘어 그래’ 하고 있다. 앞으로 지경부도 이렇게 될 것 아닌가. 박 차관을 이 자리에 불러 이 후보자를 장관으로 잘 모실 것인지, 아니면 월권을 행사해 장관을 사실상 ‘식물 장관’으로 만들 것인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반발했다.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은 “‘허수아비 장관’ ‘실세 차관’이라니, 어떻게 장관 후보자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나”라며 “박 차관에게 묻고 싶으면 나중에 상임위에서 물어보면 될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약 30분간 논란이 계속되자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10분가량의 정회를 선언했다. 여야는 간사협의를 통해 추후 지경위 전체회의에서 박 차관에 대한 질의응답을 갖기로 했다. 이후 질의응답에서도 ‘박 차관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이 후보자는 “장관은 장관이다. 리더십을 정확히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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