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차관 불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1일 03시 00분


野“지경부장관 허수아비 되는것 아닌가”
與“후보자 인격 모독”… 10여분 정회소동

20일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지경위 청문회는 시작하자마자 ‘박영준 청문회’로 변질될 뻔했다. 야당이 박영준 지경부 2차관을 ‘왕(王)차관’ ‘실세 차관’이라고 지목하면서 증인 채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10분 이 후보자의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더니 장관급인 임채민 총리실장이 총리실 국무차장이던 박 차관에게 허리를 낮추며 이야기하는 한 장의 사진을 꺼내들었다. 노 의원은 “장관급은 두 손을 조아리고 보고하고, 차관은 뒷짐 지고 ‘어 그래’ 하고 있다. 앞으로 지경부도 이렇게 될 것 아닌가. 박 차관을 이 자리에 불러 이 후보자를 장관으로 잘 모실 것인지, 아니면 월권을 행사해 장관을 사실상 ‘식물 장관’으로 만들 것인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반발했다.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은 “‘허수아비 장관’ ‘실세 차관’이라니, 어떻게 장관 후보자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나”라며 “박 차관에게 묻고 싶으면 나중에 상임위에서 물어보면 될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약 30분간 논란이 계속되자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10분가량의 정회를 선언했다. 여야는 간사협의를 통해 추후 지경위 전체회의에서 박 차관에 대한 질의응답을 갖기로 했다. 이후 질의응답에서도 ‘박 차관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이 후보자는 “장관은 장관이다. 리더십을 정확히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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