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0·3 全大… 친노 양분? 정동영 견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1일 03시 00분


안희정 백원우, 정세균 밀어… 이광재 이강철, 손학규 지지
친노, 정동영 당권장악 막으려 “丁-孫 연대 준비” 분석도

민주당 정동영 고문이 20일 차기 지도부 선출 방식으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해 뽑는 집단지도체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정 고문은 이날 기자들에게 “당에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같은 지도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집단의 깃발을 들고 나아가야 한다. 비중 있는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지도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집단지도체제는 비당권파 결사체인 쇄신연대와 당권 주자 중 비당권파와 가까운 박주선 의원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것이다. 김근태 고문과 추미애 의원 등도 선호하고 있다. 그래서 정 고문의 ‘작심 발언’은 비당권파를 흡입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정세균, 손학규 전 대표는 집단지도체제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한편 손 전 대표의 여의도 정치 복귀 후 당내 친노(친노무현) 386그룹이 정, 손 전 대표 양측으로 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던 이강철 전 대통령정무특보가 손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돕고 있고, 이광재 강원도지사도 손 전 대표가 15일 춘천을 떠나며 가진 기자간담회에 동석해 가까워진 양측의 관계를 보여줬다. 반면 백원우 의원 등은 정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정 전 대표를 지원하고 있다. 안 지사는 최고위원 시절 정 전 대표와 늘 호흡을 맞추던 사이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친노그룹의 구심점이 뚜렷하지 않아 빚어진 현상이란 해석이 나온다. 반면 ‘정세균-손학규 연대’ 결성을 위한 ‘전략적 헤쳐모여’로 풀이하는 관측도 있다. 전당대회에서 정 고문의 당권 장악을 막기 위해선 ‘손학규-정세균’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그것을 이루기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친노그룹은 정 고문과는 각을 세우고 있다.

요즘 친노그룹 사이에선 정 전 대표와 손 전 대표가 손을 잡아야만 정 고문의 당권 탈환을 저지할 수 있다는 이른바 ‘3자 필패론’이 화두다. 그 바탕에는 정 전 대표의 지원 속에서 당 주류 자리를 차지한 채 승승장구해온 친노그룹의 위기감이 깔려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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