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사업이 가속화하면서 체제를 지탱하는 중견급 간부들이 술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한 대북소식통은 “20대 후계자의 등장으로 간부들이 대폭 물갈이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오랫동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나이 든 간부들은 시름에 빠지고 젊은 간부들은 기대에 부풀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당 대표자회 이후 외부에 발표된 중앙당 지도부에는 원로들이 다수 포진돼 있지만 실질적인 세대 물갈이는 아래서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예측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북단파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도 올 7월에 노동당 지도부가 산하 당 조직에 “젊고 능력 있는 간부들을 대거 천거하라”는 지시문을 하달했으며 실제로 지방당에는 전에는 드물었던 20, 30대 간부가 대거 수장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등장하던 때에도 북한에선 중견급 간부들에 대한 물갈이가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김정일은 후계자로 내정되기 1년 전인 1973년 ‘3대혁명소조운동’을 직접 발기해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섰다. 그는 대학을 갓 졸업한 수만 명의 20대 초반 청년들을 ‘사상, 기술, 문화’의 3대 혁명을 완성한다는 명목으로 전국의 모든 생산현장에 파견했다. 소조원들은 나이 든 간부들을 보수주의 경험주의 요령주의 관료주의 등으로 몰아세우며 사실상 김정일의 ‘홍위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년의 파견기간을 마친 소조원들은 북한의 중요 간부로 대거 기용됐다.
이번에도 북한은 비슷한 수법으로 아래로부터의 세대교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후계구도를 뒷받침할 인물들도 청년조직 지도경험이 풍부하다. 장성택은 노동당 3대혁명소조부장을 지냈으며 중앙 권력에 복권한 최룡해도 회원이 800만 명이나 되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비서를 10년 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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