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지역 대의원, 당원들이 손학규 대표를 지지한 것이 손 대표의 승리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대의 대의원 현장 투표 및 당원 여론조사의 지역별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손 대표는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광주 전남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전남지역 국회의원도 대거 손 대표를 지원했다. 김동철 김영진 김재균 조영택(이상 광주) 이낙연 김영록 이윤석 의원(이상 전남) 등이다. 박지원 원내대표(전남 목포)는 ‘중립’을 표방했지만 그의 비서실장 격인 박양수 전 의원이 손 대표의 조직책이었다는 점에서 박 원내대표 역시 손 대표를 지원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이 같은 광주 전남의 기류는 호남지역 유력 대권 주자가 마땅치 않은 차기 대권구도와 관련해 진보 성향의 비(非)호남 출신을 전면에 내세워 시너지 효과를 얻는, 이른바 ‘노무현 효과’의 재현을 꾀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광주의 선택은 늘 민주당의 당권과 대권을 좌우해왔다. 2002년 3월 16일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광주 경선에서 영남 출신의 노무현 후보는 1위를 차지해 경선의 주도권을 잡았고 이를 발판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무현 경선 혁명’의 진원지가 된 것이다.
2007년 9월 29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광주 전남 경선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손학규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는 이 기세를 몰아 대선 후보직을 확정지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한 당직자는 “누가 본선에 나가든 어차피 대선 패배가 불 보듯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므로 본선 경쟁력을 따지기보다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중시하는 정서가 강했다”고 말했다.
광주의 무게는 당의 구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10·3전대만 해도 투표권을 가진 민주당의 광주 전남 대의원은 1200명으로 전체 대의원 1만1500여 명 중 10%가량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의원의 절반을 차지한 수도권 대의원 25%가량의 원적지가 광주 전남이었다. 광주 전남에서 대세론을 만들면 이를 수도권까지 확산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광주 전남이 이번에 손 대표를 낙점했다는 사실이 그의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보장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손 대표가 대표로서 어떤 면모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번 당권 승리가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막다른 골목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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