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강산개조론’ 다시 꺼낸 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4대강 사업 예산심사 앞두고 극장광고 만들어 여론몰이… 일각 “친환경 보존 뜻 왜곡”

청와대가 내년도 4대강 사업 예산심사를 앞두고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 개조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청와대와 국토해양부는 3대 극장 체인과 계약을 하고 도산 선생의 연설 내용이 담긴 극장 광고를 추석연휴 전인 9월 18일부터 시작했다. 10월 중순까지 CGV, 롯데시네마, 시너스 등의 300개 안팎 스크린에서 이 광고가 나간다. 광고는 배경음악과 함께 “만일 산과 물을 개조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자연에 맡겨두면 산에는 나무가 없어지고 강에는 물이 마릅니다”로 시작하는 연설문의 일부가 자막으로 흐르며 시작된다. 도산 선생의 등장은 60초 광고의 전반부로 국한되며 “만일 이 시기를 잃어버리면 천만년의 유한이 될 것이오”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청와대는 또 최근 제작한 메모용 수첩의 속지 첫 장에도 도산 선생의 연설 내용을 인쇄해 이 수첩을 직원들과 4대강 관련 회의 참석자에게 배포하고 있다. 이 연설은 도산 선생이 상하이 임시정부 내무총장이던 1919년 상하이에서 식민지 조선의 청년들을 상대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재야단체는 “도산 선생의 참뜻은 강산을 친환경적으로 보존하라는 것인데도 청와대가 선각자의 유지(遺志)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도산의 메시지마저 정치논쟁 속에 파묻히고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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