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정감사]“×주호”… 막말-고성 교과위 파행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5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진행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국정감사는 여야 의원들의 관제시위 논쟁으로 파행을 겪다 오후 3시가 넘어 가까스로 시작됐다.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 22개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국감이 열리기 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교원평가 법제화를 위한 범학부모·시민단체 촉구대회를 열었다. 촉구대회를 마친 일부 회원은 청사 안 이주호 장관실을 방문해 입법 촉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이어 장관실 옆 국감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야당 의원들에게 교원평가 입법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했다.

이에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국감 시작과 함께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의 입법을 주장하는 시민단체가 어깨띠까지 두르고 국감 회의장까지 나오는 것은 입법부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며 “시위 학부모 사이에 공무원도 끼어 있었는데 교과부가 사주한 관제데모 아니냐”고 따졌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우리도 신분을 확인하고 들어왔는데 저분들은 어떻게 청사에 들어올 수 있었느냐”며 “국감이 열리는 곳에까지 진입해 농성을 벌이는 것은 입법부 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주호 장관은 “국감장 앞 집단행동에 사의를 표한다. 경위를 파악해 보고하겠다”며 “학부모 단체 회원을 만난 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 간 논쟁은 계속됐고 결국 수차례 고성이 오간 끝에 오전 회의는 정회됐다. 정회 시간에도 민주당은 시민단체 회원들을 만나지 않았다는 이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안민석 간사는 이 장관이 시민단체 회원들과 인사하는 사진을 내보이며 “이 사람이 이주호 장관이 아니면 누구냐, 이주호가 아니고 ×주호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교과부 간부들은 “들어오는 길에 악수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점심 식사 후 속개된 오후 회의에서도 안 의원은 “학부모 단체 송모 회장과 직접 통화했는데 장관을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며 통화 녹취 내용을 공개하고 “장관이 거짓말하는 것이라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들어오는 길에 얼떨결에 악수만 했을 뿐 만나지는 않았다”고 거듭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학부모 단체 회원을 안내한 교과부 직원들을 줄줄이 불러내 장관 면담이 있었는지 계속 캐물었다. 야당 의원들과 교과부 직원들의 입씨름이 이어지자 변재일 교과위원장은 “학부모 단체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확인해 볼지 여야 간사들끼리 협의하라”고 말한 뒤 피감기관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시작된 국감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본질의를 통해 관제시위 의혹과 사분위원장 증인 채택 거부 등을 계속 거론했다.

윤석만 기자 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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