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이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따지자 “대통령에게 확인하시라”고 답변해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에 따르면 천안함 사건 직후 4차례 벙커회의에서 군에서는 북한의 어뢰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는데 사실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장관은 “잘못 이해한 것 같다. 당시에는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었고 모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4차례 벙커회의에 모두 참석한 정 실장의 이야기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북한의 어뢰 공격 가능성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고 좌초, 기뢰, 선박 노후 등에 대해서만 말하고 북한의 소행이라는 말은 없었다고 했다”고 거듭 추궁했다.
비슷한 질문이 2, 3차례 이어지자 김 장관은 “제가 말해도 믿지 않으면서, 그럴 거면 왜 저에게 질문하느냐.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이 많으니 다른 사람에게 확인해보라. (회의에 참석한) 대통령에게 확인하든지 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의원이 “장관의 답변 태도를 고쳐야 한다. 위원장이 확실히 지적해 달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원유철 국방위원장은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다. 답변을 냉정하게 하라”고 지적했다.
그동안에도 김 장관의 국회 답변 태도는 여러 차례 논란을 빚었다. 김 장관은 6월 국회 천안함 진상조사특위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의혹에 대한) 집념은 좋지만 그 정도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똑같은 질문을 수없이 한다고 TV를 보고 있는 국민들이 웃고 있을 것이다”라고 답해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한편 이날 국방부 감사는 여야의 충돌로 파행했다.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정부의 조사결과와 다른 것 아니냐”고 김 장관을 추궁하자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 아닌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정 의원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사과를 요구했으나 김 의원은 거부했고, 야당 의원들이 퇴장해 국감은 산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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