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교 후보자 “한중관계 새 발전계기 맞아” 청문회서 밝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천안함 계기로 中과 北문제 속내 터” ■ 여야 오늘 청문보고서 채택

7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과 주식 투자, 학력 허위기재, 현역 입영 기피 의혹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또 정책 검증 과정에서 중국과의 외교 관계에 대한 김 후보자의 시각이 드러났다. 여야는 8일 오전 외통위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 다운계약서 작성, 주식 투자 논란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2004년 빌라와 아파트를 각각 사고 파는 과정에서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데 대해 “세무사가 알아서 했지만 (나도) 관행에 따라 계약서 작성에 동의는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계약서 작성에 동의했다면 조세를 포탈한 범죄행위로 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고, 김 후보자는 “세무당국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실거래가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법은 2006년부터 시행됐고 2004년에는 기준가격을 정해 놓고 그 이상 신고한 금액은 다 적법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가 주우즈베키스탄 대사로 근무하던 2003년부터 3년 8개월 동안 인터넷으로 K업체의 주식을 107차례에 걸쳐 사고 판 것도 문제가 됐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다른 모든 주식을 팔고 한 회사의 주식에만 ‘몰빵 투자’를 했고 2006년 주가가 급등했을 때 주식을 팔았다”며 “회사 내부자 등 누군가 확실한 정보를 주는 사람 없이 어떻게 이런 투자를 할 수 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내부에서 정보를 받았다면 샀다 팔았다 했겠느냐. 손해를 보다가 약간 이익이 나서 팔았다”고 부인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도 “주식 작전이 3년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진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 한 달에 한두 번 거래한 것을 자주 거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 허위 학력 기재 논란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김 후보자가 서울대 대학원(국제경제학) 과정을 이수하지 못하고 제적됐음에도 공무원 인사기록카드에 ‘수료’라는 허위 학력을 기재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수료한 것으로 알았다가 오늘 아침 최 의원 말씀을 듣고 확인해 보니 당시 4학기를 등록했지만 학점 미달로 제적된 사실을 알았다. 해외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제적 통지서를 못 받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 현역 입영 기피 의혹

김 후보자가 1977년 징병검사에서 아랫니가 윗니보다 튀어나와 음식물을 씹는 데 장애를 일으키고 턱이 자주 빠지는 ‘선천성 부정교합 탈구’를 사유로 보충역(방위병) 판정을 받은 데 대해 민주당 신낙균,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1975년 1차 징병검사 당시 71kg이었던 체중이 1977년 2차 징병검사에서 75kg으로 늘었다. 제대로 씹지 못하면 체중이 주는 게 정상 아니냐”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늘 턱이 빠진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가 2차 징병검사 때 턱이 한 차례 빠진 사실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국방부의 기준은 1년에 5차례 이상 턱이 빠져야 선천성 부정교합 탈구”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김 후보자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진단서를 작성한 서울대병원 의사도 전화 통화에서 같은 기준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의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 측과는 통화한 적 없다. 김 후보자의 증상을 보니 1977년 당시 군대에 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한중 관계 긍정적 전망

김 후보자는 최근 미국 일본과 중국 간 분쟁에 대해 “결국 갈등의 요소가 중국에 있다. 중국이 책임 있는 역할을 증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중국과 처음으로 북한 문제에 대해 속내에 있는 얘기를 했다. 한중 관계가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은 ‘이 작전(천안함 폭침)을 명령한 최고 결정권자는 누구냐’는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의 질문에 “(김영철) 정찰총국장”이라고 답했고, ‘북한 군부를 통솔한 제1인자는 누구냐’는 물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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