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인선을 앞두고 청와대 내에서 ‘천안함 출구전략’ 등 대북정책 방향에 대한 뜨거운 내부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오후 현재는 차기 외교안보수석의 자질로 ‘유연한 소통 능력’이 가장 중시되는 분위기지만 대북정책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7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3일 출국할 때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합리적인 소통자(커뮤니케이터)’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수석의 성향을 감안하면 앞으론 남북관계가 이렇게 (강경하게) 흘러가겠다’고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인사가 발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소신에 맞춰 정책을 디자인하기보다 최고위층의 구상을 합리적으로 풀어갈 인물이 유력하다”며 ‘무난한 카드’에 무게를 실었다.
이 말대로라면 그동안 내부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던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은 현직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물망에 오른 후보군에는 직업외교관 출신인 김숙 국가정보원 1차장, 천영우 외교통상부 2차관, 2007년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김성한 고려대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 청와대는 후보군의 정책 성향과 업무 역량에 대해 세밀한 평가를 이미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론보다는 유연함을 강조하는 기류는 정무·기획라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이들은 “국민 여론은 천안함 사건을 놓고 ‘북한의 무릎을 꿇려야 한다’가 아니라 ‘원칙은 고수하되 북한의 돌발 행동은 관리해 달라’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왔다. 향후 천안함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천안함 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반면 이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주도했던 외교안보라인에서는 △원칙을 지키면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며 △업무의 연속성을 살린다는 이유로 김태효 비서관의 발탁을 건의해 왔다. 한 관계자는 “ASEM 출장을 마친 이 대통령이 출국시점에 가졌던 생각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흔적이 있다”며 막판 변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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