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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뉴스테이션/동아논평]통과의례 돼버린 청문회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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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8 17:00
2010년 10월 8일 17시 00분
입력
2010-10-08 17:00
2010년 10월 8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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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어제 열렸습니다.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지 10년 만에 국무총리와 2명의 장관 후보자가 한꺼번에 도덕성 문제로 사퇴한 뒤라서 이번에는 좀 다르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이 공정한 사회를 유난히 강조했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나'였습니다.
김황식 총리에 이어 김 장관 후보자도 도덕성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정-청 최고 책임자가 모두 병역면제자인 정권답게 김 후보자도 병역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그는 1975년 징병검사 때 현역병 입대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2년 뒤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이 된 뒤에는 선천성 턱관절 장애를 이유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답니다. 지난 1년 동안 징병검사를 받은 3만3419명 가운데 턱관절 장애로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은 단 3명뿐이었습니다. 30년 이상 멀쩡히 외교관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사람이 현역병으로는 갈 수 없었다니 징병검사 기준이 잘못된 건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밖에도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 등 이런 저런 의혹이 있었지만 청문회가 그저 통과의례로 전락했으니 장관 임명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수준의 청문회를 계속해야 하는지 회의적입니다.
미국에서 도입한 우리나라 인사청문회는 총리 장관 대법관 등 불과 57명이 대상입니다. 그나마 국회가 과반수 의결로 임명을 거부할 수 있는 대상은 23명밖에 안 됩니다. 미국에서는 차관보 이상 고위직과 대사, 장성 등 무려 1000명 이상이 대상이고 상원의원의 과반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대통령도 이런 저런 문제가 있는 사람을 고위직에 임명할 생각을 하기 어렵고 본인들도 나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고위직을 꿈꾸는 사람들은 평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청문회가 통과의례에 불과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당당하게 청문회에 나서고 있습니다. 청문회 제도를 개혁해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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