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축하자리서 신경전… 손학규 “MB정부 국민위에 군림 인식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9일 03시 00분


이재오 “그런 우려는 어느 정권에나 존재”

“이명박 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한다는 인식이 많다.”(손학규 민주당 대표)

“옳은 말씀이다. 그런 우려는 어느 정권에나 항상 존재한다.”(이재오 특임장관)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8일 대표 취임을 축하하러 국회를 찾아온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현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정권 탈환’이라는 목표를 은근히 강조하며 이 장관의 신경을 건드렸으나 이 장관은 그저 몸을 낮췄다.

이 장관이 첫 인사로 “손 대표가 워낙 잘해서 민주당에도 서광이 비친다”고 덕담을 건네자, 손 대표는 “민주당이 잘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정부여당이 잘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손 대표는 “정부여당이 제대로 못하면 우리가 (정권을) 빼앗아 오겠다”며 “이번에 나를 대표로 뽑아준 것은 이명박 정권 갖고는 안 되겠으니 민주당이 나서보라는 뜻”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이 장관은 “정부로서도 제1야당의 대표를 존중하는 것이 정치를 잘하는 것이다. 손 대표와 민주당의 뜻을 항상 존중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손 대표는 또 “나와 대통령, 특임장관 모두 ‘6·3세대’다. 그런데 민주주의가 후퇴했다. 이 대통령에 대해서 독선·독주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에 “옳은 말씀이다”고 수긍하면서도 “이명박 정부만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에 들어가 보니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부패와 불공정이 사회 곳곳에 남아있었다. 정치권과 공직사회가 앞으로 공정사회 실천에 앞장서자”고 말했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를 찾아 “경기도지사 (지방선거) 때 보여줬던 (후보)단일화 정신으로 2012년 정권교체에 임할 때 승리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가치를 존중하는 대통령이었다.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 정치의 목표를 다시 생각하고 (국민참여당과) 공동의 가치를 찾겠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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