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교부 장관 취임… “인사 평가팀 만들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9일 03시 00분


“고위공직자 자녀 철저 검증”

임명장 수여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8일 청와대에서 김성환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준 뒤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임명장 수여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8일 청와대에서 김성환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준 뒤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9월 4일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의 특별채용 파동으로 사퇴한 뒤 1개월 넘게 공석이었던 외교부 장관에 김성환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임명됐다. 이에 따라 김 신임장관이 특채 파동으로 불거진 외교부의 고질적인 인사운영 문제를 해결하면서 외교부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외교부가 외교 역량을 더 강화하고 전문성도 더 길러야 한다. 특히 파견된 나라에서의 현지 경쟁력을 강화해 달라.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장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외부 인사보다는 외교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내가 외교부를 개혁하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며 나름의 구상을 밝혔다. 그는 “외교부 인사를 위한 새로운 평가팀을 만들 것”이라며 “앞으로 공관장들도 3년에 한 번씩 평가를 받고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감사와 평가를 전담하는 대사직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연령에 맞춰 누구나 같은 횟수로 공관장을 맡는 관행을 없애고 나이에 상관없이 잘하는 사람은 횟수에 관계없이 공관장에 부임할 수 있게 하겠다”며 “현지어가 가능한 사람 위주로 공관장에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2외국어권(비영어권) 근무자들이 외교부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며 “외교관을 포함해 고위 공직자 자녀는 특별 관리해 채용 단계에서 한 번 더 가려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인사위원회 기능을 통해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이른바 ‘3진 아웃제’를 도입해 보직에 걸맞은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부적격자를 퇴출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재외공관의 고위직을 외부에 개방할 방침이다.

아울러 김 장관에게는 특채 파동으로 생긴 내부 분열과 갈등의 골을 치유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취임식 대신 직원들과 상견례를 하고 “내 방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향후 외교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외교부가 외교를 독점하지 않고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모두 참여하는 총력외교(total diplomacy)와 복합외교(complex diplomacy)를 제시했다. 그는 또 “한국이 중견국가로서 소프트파워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여야는 보고서에 김 후보자가 외교 정책 전반에 대한 원칙과 안목을 가지고 있어 장관 직무 수행에 적합하다는 의견과 함께 병역 및 주식투자 의혹 등이 해소되지 않아 부적격자라는 의견도 포함시켰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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