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사망]서울아산병원 빈소 표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2일 03시 00분


여권 조문 줄이어… 민주 “조문 할지 고민중”

김무성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11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에서 조문한 뒤 상주인 고인의 수양딸 김숙향 씨 등을 위로하고 있다(왼쪽). 조문객 앞줄 왼쪽부터 고흥길 정책위의장, 정두언 나경원 최고위원, 김 원내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이날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조문했다(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김무성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11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에서 조문한 뒤 상주인 고인의 수양딸 김숙향 씨 등을 위로하고 있다(왼쪽). 조문객 앞줄 왼쪽부터 고흥길 정책위의장, 정두언 나경원 최고위원, 김 원내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이날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조문했다(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11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발걸음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장례위원회는 건물 1층에 황 씨의 빈소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일반인들의 조문도 받기 시작했다. 탈북자단체와 북한인권단체 등으로 구성된 ‘고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장 통일사회장 장례위원회’ 측은 이날 오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명예장례위원장으로 하고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노재봉 전 국무총리, 정희경 청강재단 이사장을 공동 장례위원장으로 확정한 뒤 본격적인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경에는 김무성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 6명이 빈소를 찾아 헌화했다. 김 원내대표는 “황 씨는 2300만 북한 동포들이 폭정으로 고통 받는 것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큰 희생을 했다”며 “국가가 예를 갖출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회창 대표는 빈소에서 만나 고인의 장례 절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탈북자단체와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의 조문도 줄을 이었다. 황 씨가 고문으로 있던 탈북군인출신 단체 ‘북한인민해방전선’ 회원들은 이날 자신들의 마크가 새겨진 군복을 입고 빈소를 찾아 헌화했다. 자유총연맹 회원 10여 명도 찾아와 황 씨의 영정 앞에 꽃을 바쳤다.

황장엽 씨 빈소에 조문 발길… 헌화하는 현인택 통일 11일 오후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이날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등도 빈소에 와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사진공동취재단
황장엽 씨 빈소에 조문 발길… 헌화하는 현인택 통일 11일 오후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이날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등도 빈소에 와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후에는 박홍 신부(전 서강대 총장)가 빈소를 찾아 생전에 가깝게 지냈던 개신교 관계자들과 함께 기도를 올렸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빈소를 찾아와 헌화했다. 현 장관은 빈소를 나서며 “국립현충원에 모시는 것과 훈장을 추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귀남 법무부 장관도 빈소를 찾아 40여 분간 합석해 장례위원회 측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지도부는 이날 빈소를 찾지 않았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측은 “황 전 비서의 조문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조문 계획은 없지만 당내에서 ‘조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과 자유를 비판한 황 전 비서의 언행은 우리 헌법 정신에도 부합한다”며 “진보성향 시민단체와 정당도 황 전 비서의 별세를 애도하고 뜻을 같이 기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오후 늦게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 등이 보낸 수십여 개의 화환이 빈소에 도착했다. 오후 9시 반경에는 한 60대 남성이 술에 취한 채 빈소로 난입해 “절만 하고 나가겠다”며 고함을 치는 등 소란을 피워 경찰들이 건물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황 씨의 수양딸인 김숙향 씨와 일부 장례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황 씨의 입관식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장례위원회가 조금 더 정리된 뒤 예를 갖춰 입관식을 치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해 하루 연기됐다. 입관식은 12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장례위원회 측은 “병원 빈소뿐 아니라 강남구 논현동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실에도 임시분향소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며 “일반인도 많이 오셔서 조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동영상=故 황장엽 빈소, 조문행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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