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생필품 국제시세보다 비싸면 인하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3일 03시 00분


“52개 항목 조사… 필요하면 수입 통해 가격 조절”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황식 국무총리, 이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황식 국무총리, 이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배추값 파동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주무 국무위원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우회적으로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의 배추값 안정화를 위한 사전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유 장관은 배추값 인상 조짐을 언제 알았느냐”고 물었다. 유 장관은 “1개월 전쯤”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친박근혜)계 재선 의원인 유 장관은 8·8개각 때 내정됐고, 청문회를 거쳐 8월 31일 정식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이어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무엇을 하는 곳이냐”는 질문도 던졌다. 유 장관은 “기초적인 농산물 가격조사 등의 업무를 하는 기관”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그 같은 질문은 농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 등 정부 조직이 선제적 대응으로 가격 안정을 이루지 못한 점을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농정당국이 올여름 잦은 비로 고랭지 채소류 흉작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발 빠르게 해외 농산물 수입과 유통체계 관리 등에 나섰어야 했다는 질책이 담긴 것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9월 말에서야 “10월 중국에서 배추 100t, 무 50t을 긴급 수입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석상에서 “서민들이 생활하면서 필수적인 품목을 국제시세보다 비싸게 살 이유가 없다”며 “생활물가 52개 항목을 하나하나 조사하라. 필요하면 수입을 통해 가격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무회의 분위기에 대해 “이 대통령은 배추값 상승에 대한 서민들의 관심을 거론하면서 ‘정부의 대책이 썩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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