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군단작전 교범 등 중요 군사기밀을 북한 공작원에게 넘긴 사실이 드러나 7월 간첩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대북공작원 '흑금성' 박모(56) 씨의 공범으로 기소된 예비역 중령 손모(55) 씨가 대형 방위산업체에서 4조원대의 군 통신현대화사업인 TICN(전술정보통신체계) 책임자로 활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조선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한으로 유출된 군사기밀의 규모가 훨씬 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선일보는 검찰 관계자를 인용해 손 씨가 박 씨와 육군 제3사관학교 동창으로 2007년 10월 중령으로 예편한 뒤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에 입사해 2009년 12월까지 TICN팀에서 팀장 등으로 2년여 근무했다고 전했다. TICN사업은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이 참여해 치열한 수주전을 펼쳤고 방위사업청은 곧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신문에 따르면 손 씨는 현역 군인 시절인 2003년 박 씨와 만나면서 예편 뒤 함께 대북사업을 하자고 약속했다.
손 씨는 현역 중령 시절인 2005년 12월 박 씨와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북한 공작원을 만나 비무장지대 무인감시시스템 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손 씨는 북한 공작원에게 자신을 '국정원 직원 김무송'으로 소개했다.
손 씨는 예편 뒤 LIG넥스원 TICN팀에서 일하던 2008년 1월 통일부에 "베이징에서 북한 측 관계자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구축 관련 병력철수에 따른 대책방안을 협의한다"며 북한주민 접촉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불허 방침을 통지받았다.
그럼에도 손 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박씨와 합류해 북한 공작원에게 비무장지대 군 병력배치 사항 등을 알려준 데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박 씨와 함께 북한 측 인사를 만나 방산업체생산 무선통신시스템 관련 자료를 알려준 혐의 등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작년 4월에는 군 재직 시 알던 군무원에게 부탁해 군사2급 비밀문건 등을 넘겨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손 씨는 올해 5월 LIG넥스원에서 퇴직했다가 두 달 만에 흑금성 간첩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됐다.
공안당국의 한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손 씨가 북한 공작원들을 만나 지속적으로 군 통신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 등을 감안해 손 씨를 상대로 TICN 관련 중요 정보도 유출했는지 조사했으나 끝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사건 연루 인물 중 현역 신분으로 구속기소된 김모 육군소장은 군사 법정에서, 손 씨는 박 씨와 함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현역 육군 소장이 北에 군사기밀 유출
▲2010년 6월4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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