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감서 얻어맞아도 속으론 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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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14일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도내 골프장 급증이 손학규 전 지사(현 민주당 대표)의 ‘작품’인지, 김문수 현 지사(사진)의 책임인지를 놓고 김 지사와 민주당 의원들 간에 열띤 공방전이 이틀째 이어졌다. 전날 국토해양위 국감에서 민주당 김재윤 의원이 “손 대표가 지사일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경기도는 골프장만 늘었다”고 공격한 데 대해 김 지사가 “(골프장은) 손 대표가 지사 시절 인허가를 했고 나는 도장(결재)만 찍었다”고 답변한 것을 놓고 14일 민주당 의원들이 재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날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도장만 찍었다는 김 지사의 어제 발언은 위증”이라며 손 대표가 지사 때엔 9개, 김 지사 때엔 38개의 골프장이 각각 인허가를 받았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시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골프장은 도시관리계획 입안에서부터 인허가까지 보통 5년 이상이 걸린다. 내가 승인한 38개 중 25개는 손 대표가 지사 때 입안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앞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김 지사는 거짓말, 허위답변을 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런 전방위적 비판에 대해 김 지사 측은 “골프장 증가는 노무현 정부 때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골프장 관련법이 확대 쪽으로 개정된 데 따른 전국적 현상으로 누가 누구를 비난하거나 사과할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김문수 때리기’는 김 지사를 손 대표의 대항마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두 사람은 재야운동, 경기도지사 경력 등 공통점이 적지 않다. 하지만 김 지사 측도 나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야당 의원들의 ‘청문회식’ 질의가 김 지사를 대선후보로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국감 중 일부 야당 의원은 “대권 전략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 “대권 후보로 가는 것인가, 지사의 지금 위치는 어디인가” 등 견제성 질의를 쏟아냈다. 도 관계자는 “야당 입장에서는 상대 당의 잠재적 대선후보인 김 지사를 최대한 깎아내리려고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렇다 할 결점을 부각시키지 못한 채 오히려 (대선후보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준 국감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손학규, 민주당 ‘호남’ 꼬리표도 뗄까?
▲2010년 10월4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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