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4대강 사업을 '위장된 대운하 사업'이라고 주장하면서 내세우는 근거 중에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정부가 대구와 구미를 항구도시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용역보고서에 그렇게 나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의 설명은 전혀 다릅니다. 그 위원회에서는 대구와 구미는 '산업도시', 부산과 목포는 '항구도시'라는 의미로 네 도시를 싸잡아 '항구산업도시'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 사람들이 이를 잘못 이해해 대구와 구미까지 '항구도시'라는 범주에 포함시켰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확인절차만 거쳤어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범하지 않았을 텐데 급히 먹으려다 체한 꼴입니다. 배추 값 폭등이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억지와 유사한 사례입니다.
4대강 사업이 대운하 만들기냐 아니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아니라고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내 임기 중에는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두 번씩이나 공개적으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을 비롯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세력은 한사코 대운하 사업이라고 주장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일까요.
다른 건 몰라도 사업의 내용을 보면 그 실체를 알 수 있습니다. 대운하의 핵심은 강과 강을 연결하는 것인데 그런 계획이 있습니까. 큰 배가 다닐 수 있게 하려면 상류와 하류의 수위 차 조절을 위한 갑문시설과 터미널을 설치해야 합니다. 6m 이상의 일정한 수심도 확보해야 하고, 강을 가능한 직선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높이가 낮은 교량들은 뜯어고쳐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계획도 없고, 그렇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도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나중에라도 운하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사실상 모든 공사를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 해야 합니다. 물을 가두었다 풀었다하기 위해 설치한 보는 모두 철거해야 합니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요.
가수 타블로의 학력위조 의혹을 물고 늘어진 네티즌들에 대해 미국 스탠퍼드 대학 관계자는 "그들이 쫒는 것은 진실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혹시 4대강 사업에 대한 민주당의 행태도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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