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SSM 정치게임 그만”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7일 03시 00분


한나라 “유통법 제동 민주 책임” vs 민주 “상생법 지연 한나라탓” 신경전

영세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슈퍼마켓(SSM)의 확대를 제한하는 내용의 SSM 규제 2개 법안의 처리를 놓고 여야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예산전쟁을 앞두고 벌이는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된 두 법안은 재래시장 반경 500m 이내에 SSM이 들어서는 것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안(유통법)’과 대기업 지분이 과반인 SSM 프랜차이즈업체를 사업조정 신청 대상으로 추가하는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안(상생법).

한나라당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26일 본회의에서 유통법안 처리가 무산되자 “유통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는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통법과 상생법을 ‘순차 처리’하자는 여야 합의를 뒤집고 동시 처리하자고 나선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내 일부 강경한 지도자가 SSM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공부도 하지 않고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법안 처리가 지연돼 골목길에 SSM이 더 많이 들어설수록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이라며 오히려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도 유통법과 상생법의 동시 처리로 당론을 정하고 물러서지 않았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요구하는 분리 처리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고 우리가 검토한 순차 통과도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게 당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SSM을 더욱 강력하게 규제하는 상생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유통법 선(先) 처리 카드’를 버리는 강수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현희 대변인은 “그동안 상생법 통과를 보류해 골목상권에 SSM이 진출하도록 한 장본인은 한나라당”이라며 “상생법 통과를 외면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반격했다.

당초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5일 유통법을 처리한 뒤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9일까지 상생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으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민주당 자유무역협정(FTA) 특위를 찾아 상생법 처리에 우려를 나타내자 민주당은 기존 합의를 번복했다.

논란이 일자 김 본부장은 26일 “(두 법안이) 무역분쟁의 소지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여야 합의가 있는 만큼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25일 합의 처리될 유통법의 국회 통과가 무산되자 소상공업계는 강하게 반발하며 신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유통법과 상생법을 분리한 뒤 유통법을 이번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합회는 “여야가 SSM 규제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합의한 지 불과 3일 만에 소상공인들이 6년여간 간절히 원하던 유통법 국회 통과가 무산됐다”며 “정확히 1년 전에도 최근과 매우 유사한 상황 속에서 법안 처리가 불발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산하 단체들은 유통법 처리가 더 지연될 경우 정당을 항의 방문하거나 대규모 시위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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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0-10-27 09:51:00

    그래서 소비자는 계속 비싸고 저질의 상품을 써야 한다는거냐? 소비자의 권리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거냐.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정책이 나아가야지 어떻게 판매자의 독점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정책이 나아가냐? 더 저렴하고 질좋은 상품을 공급할 생각은 않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며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한 소상공인들 다 죽어버려라. 전 세계 선진국 중에 물가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네덜란드를 보면 유통과 물류를 거의 전부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에 따른 결과로 전 세계 금융위기때도 네덜란드의 물가가 가장 안정적이었다. 유통과 물류가 소상공인들 중심인 나라들은 모조리 물가가 폭등했지. 이런 저질의 소상공인들이 모조리 죽어야 물가가 안정된다.

  • 2010-10-27 05:58:51

    재래시장 상인이 더 많으냐?,,,신선하고 가까운 곳을 이용하려는 소비자가 더 많으냐?,,,고것이 문제로다,,,쥐좃도 모르고 나부대는 국해원숭이들을 한방에 해치우는 법부터 만들거라,,,결론은 소비자 선택권이 우선이다, 알간, 이사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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