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대통령 부인 로비연루” 파문]민주 “구속감이라니… 靑이 국회 무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일 03시 00분


지난달 국감서도 의혹 제기… 로비 증거는 제시 안해

민주당은 2일 강기정 의원의 전날 폭로를 뒷받침할 증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김윤옥 여사를 겨냥한 논평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신 강 의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구속’ 등의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한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공세에 집중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검찰인가, 사법부인가. 어떻게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본회의 질문을 구속감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가”라며 “심지어 오늘 아침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이 ‘강 의원이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겠다’고 말한 것은 도를 넘는 청와대의 강압적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청와대 참모들의 태도에 대해서는 결코 민주당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강 의원의 질문은 이미 국정감사를 통해서 여러 차례 야당이 제기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동아일보 확인 결과 민주당 조영택 우제창 의원 등은 지난달 19일 한국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정동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게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의 연임을 챙겨보라고 얘기했고, 정 전 비서관이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을 만나 남 사장 연임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당시 민 회장은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 국정감사에서 강 의원이 1일 발언한 것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황희 부대변인은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이 (강 의원에 대해) ‘의원이 아니면 구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솔을 넘어 경박하기까지 한, 김 대변인의 오만한 입놀림은 분명 국민으로부터 뼈아픈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야당의 비판과 견제가 그렇게 참을 수 없고 오직 찬사만을 듣고 싶다면 한나라당은 일당독재하기 바란다”며 야당이 국정의 동반자임을 강조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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