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대통령 부인 로비연루” 파문]면책특권 논란 사례

대법 “허위인 줄 알았다면 면책 안돼”

대법원은 2007년 1월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과 이호철 당시 대통령국정상황실장 간에 벌어졌던 손해배상 청구소송 판결에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인정되는 범위를 제시했다. 국회의원의 국회 내 발언이라도 △발언 내용이 직무와 관련이 없거나 △명백히 허위인 사실을 알면서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면책특권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허 의원이 2003년 12월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캠프의 대선자금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발언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비록 발언 내용에 다소 근거가 부족하거나 진위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직무 수행인 이상 면책특권의 대상이 된다”며 허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1986년 유성환 신민당 의원이 국회에서 “국시는 반공이 아니고 통일이 돼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시 발언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1992년 면책특권을 인정해 무죄선고를 내렸다.

1997년 11월 추미애 국민회의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국민신당의 부산 건설업체 자금 유입설’ 관련 발언을 하면서 보도자료를 사전에 기자실에 배포하자 국민신당은 “기자실 자료 배포는 면책특권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추 의원을 고소했다. 검찰은 보도자료 배포도 국회의원 직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고 면책특권을 인정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