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서 존재확인 요청, 국군포로는 없고… 대남 협상카드 활용, 국군출신은 있다?
■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정부가 3일 금강산에서 시작된 이산가족 상봉 2차 행사를 앞두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26명의 생사 확인을 요청했으나 북측은 국군포로 1명의 사망 사실만 확인하고 나머지 25명에 대해서는 ‘생사확인 불가’라고 통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이번에 생사 확인을 요청한 사람들은 2004년 12월 중국 옌지(延吉)에서 한국 영사관 진입을 앞두고 호텔에 머물다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 북송된 한만택 씨(77) 등 국군포로 10명과 1975년 8월 동해에서 형과 함께 납북된 어부 허정수 씨(57) 등 납북자 16명이다.
이 손, 다시는 놓지 말았으면… 3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측 상봉자 민순비 씨(86)가 남측의 남동생 민순기 씨(83)의 손을 잡은 채 기약 없는 이별이 아쉬운 듯 눈을 감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한 씨는 2005년 납북자 관련 단체들을 통해 육성녹음이 공개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가족과 연락이 오간 것으로 알려진 허 씨에 대해서는 정부와 가족들이 지난해에도 상봉을 위한 생사 확인 신청을 했으나 북측은 ‘연락두절’이라고 통보해 왔다.
이런 북측의 태도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26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성의가 부족한 것 아니냐’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올해까지 정부가 북측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생사 확인을 요청한 국군포로는 모두 121명으로 이 가운데 28명의 생사가 확인됐고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14명 중 12명이 가족을 만났다. 정부가 같은 기간 생사 확인을 요청한 납북자 141명에 대해 북측이 생존을 확인한 경우는 17명에 불과했다. 이 중 16명이 가족상봉을 했다.
특히 북한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의 상봉행사에서 남측의 국군포로 상봉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북측은 그 대신 남측이 국군포로가 아니라 이미 전사 처리한 ‘국군 출신’ 상봉자 5명(2009년 1명, 2010년 4명)을 북측 상봉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북측이 국군포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남측과의 협상에 활용하기 위해 ‘국군 출신’을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금강산에서 시작된 2차 이산가족 상봉에서는 북측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한 국군포로 서필환 씨(1927년생)의 아들 3명이 남측의 삼촌 익환 씨(72)를 만났다. 이번 상봉행사는 1차 때와 같은 방식으로 5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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