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5일 충돌했다. 현역 의원 11명의 지역 후원회 사무실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따른 대응책 논의를 하기 위해 마련된 의원총회에서였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 시작과 거의 동시에 “현역 의원들만 남고 의원이 아닌 사람들은 다 나가달라. 속기록 담당자, 당직자들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30여 명의 의원 사이에 원외인 차영 대변인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한 박 원내대표는 차 대변인을 바라보며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은 다 나가달라”고 다시 말하며 “차영 대변인도 나가달라”고 했다. 그러자 의원들 사이에선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차 대변인은 원외지만 당의 ‘입’인 대변인이자 손 대표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손 대표도 “원내대표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굳은 표정에, 얼굴빛도 붉어져 있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대표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시죠”라고 응수했고 이에 손 대표는 “지금 뭐라고 하시는 겁니까. 말씀이 되는 얘기를 하셔야죠”라고 맞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 대변인 옆에 있던 한 의원은 “원내대표님, 왜 그러세요. 대변인은 앉아 있어야죠”라며 손 대표를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감정의 골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4일 손 대표 취임 후 처음이다. 의원들 사이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가 당의 모든 이슈를 주도하는 듯한 이미지로 비치면서 상대적으로 손 대표가 현안의 뒷전으로 밀려난 듯한 모양새여서 보이지 않는 긴장이 당내에 형성돼 왔다. 박 원내대표가 손 대표에게 클로징 멘트를 요청하지 않은 채 의원총회를 마친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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