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투톱 공식석상서 첫 충돌… 박지원 “원외 대변인 나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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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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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말이 되는 얘기 하라”… 압수수색 대응 의총 분위기 싸늘

민주당 손학규대표(왼쪽)와 박지원 원내대표. 동아일보 자료사진
민주당 손학규대표(왼쪽)와 박지원 원내대표. 동아일보 자료사진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5일 충돌했다. 현역 의원 11명의 지역 후원회 사무실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따른 대응책 논의를 하기 위해 마련된 의원총회에서였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 시작과 거의 동시에 “현역 의원들만 남고 의원이 아닌 사람들은 다 나가달라. 속기록 담당자, 당직자들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30여 명의 의원 사이에 원외인 차영 대변인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한 박 원내대표는 차 대변인을 바라보며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은 다 나가달라”고 다시 말하며 “차영 대변인도 나가달라”고 했다. 그러자 의원들 사이에선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차 대변인은 원외지만 당의 ‘입’인 대변인이자 손 대표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손 대표도 “원내대표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굳은 표정에, 얼굴빛도 붉어져 있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대표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시죠”라고 응수했고 이에 손 대표는 “지금 뭐라고 하시는 겁니까. 말씀이 되는 얘기를 하셔야죠”라고 맞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 대변인 옆에 있던 한 의원은 “원내대표님, 왜 그러세요. 대변인은 앉아 있어야죠”라며 손 대표를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감정의 골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4일 손 대표 취임 후 처음이다. 의원들 사이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가 당의 모든 이슈를 주도하는 듯한 이미지로 비치면서 상대적으로 손 대표가 현안의 뒷전으로 밀려난 듯한 모양새여서 보이지 않는 긴장이 당내에 형성돼 왔다. 박 원내대표가 손 대표에게 클로징 멘트를 요청하지 않은 채 의원총회를 마친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한 의원은 “손 대표가 얼굴을 붉히며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라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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