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사망한 조명록 인민군 차수(사진)의 장의위원회 명단을 7일 보도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다음으로 3대 세습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는 김정은이 명실상부한 북한 권력서열 2위로 뛰어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조명록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방위 제1부위원장,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일을 위원장으로 하고 북한 고위 인사 170명을 위원으로 한 장의위원회 명단을 전했다. 김정은은 위원 170명 중 가장 먼저 호명됐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뒤를 이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올해 9월 29일 당 대표자회 소식과 함께 기념촬영에 참석한 고위 인사의 명단을 전하면서 김정은을 김 위원장과 정치국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영림 이영호 다음인 다섯 번째로 호명한 바 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조명록 같은 고위급의 장의위원회 명단은 특별히 서열을 따진다”며 “김정은이 2인자임을 대내외에 확고히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일 부자의 자강도 희천발전소 현지지도 장면을 보도하면서 김정은이 아버지 없이 시찰하는 장면을 부각시키는 등 후계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 김정은 내년초 국방위 제1부위원장 오르나 ▼
이에 따라 김정은이 내년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조명록의 자리를 이어받아 국방위 제1부위원장 자리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당시 김일철 국방위 위원이 해임된 데 이어 조명록이 사망함에 따라 국방위 부위원장은 4명에서 3명으로, 위원은 8명에서 7명으로 줄어 충원 인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노동당 중앙위와 중앙군사위, 국방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는 6일 공동 명의의 부고를 내고 “조명록 동지가 장기간 심장병으로 2010년 11월 6일 10시 30분 82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밝혔다.
공군 출신으로 6·25전쟁 때 비행사로 참전했던 조명록은 공군사령관을 거쳐 1995년 10월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됐으며 19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 회의에서 국방위 제1부위원장에 선임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은 권부의 2인자로 활동했다.
특히 2000년 10월에는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그러나 2006년 이후 건강이 나빠지면서 사실상 대외활동을 중단했다. 북한 매체가 보도한 그의 공개 활동은 2007년 2회, 2008년 1회, 2009년 3회, 올해 1회 등이었다.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역할은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이 대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