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2∼18개월 사이에 한반도를 불안정의 소용돌이로 몰아갈 새롭고 파괴력이 강한 중대 위기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민간 비영리 단체이지만 미국의 외교정책 수립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국외교협회(CFR)는 10일 펴낸 ‘한국에서의 군사적 위기 고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의 예기치 않은 도발과 3대 세습 과정의 불안정에 따른 군사적 충돌 위협과 급변사태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했다.
북한의 급변사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폴 스테어스 선임연구원이 대표 집필자인 이 보고서는 중대 위기상황이 올 수 있는 첫째 이유로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남북한 간에 고조되고 있는 상호 불신과 대결 양상의 격화를 들었다. 이 보고서는 “서해상의 북방한계선(NLL)에서 남북 해군 간의 추가 군사충돌이 일어날 개연성은 충분히 있으며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현재 그 가능성은 더 커졌다”며 “북한의 군사적 도발 징후에 대해 한국의 해군은 좀 더 신속히 대응한다는 새로운 교전수칙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NLL 주변에서 한층 강화된 정보수집 작전 역시 일종의 침략행위로 간주돼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둘째로는 권력승계 과정에 있는 북한 정권이 새로운 도발행위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고 젊은 나이에 후계자로 떠오른 김정은은 197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랬던 것처럼 남한에 대한 도발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셋째로는 권력승계가 김 위원장의 뜻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생기는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인한 내부 불안정의 고조를 들었다.
보고서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고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세 가지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첫째는 한국과 미국 간 철저한 정보교류의 필요성이다. 보고서는 “특히 권력승계 과정에서 오는 불안정의 가능성과 북한의 특정 기념일을 전후한 움직임, 미사일 및 핵실험 징후와 관련한 정보는 최우선 교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로는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방위공약 재확인 및 한국이 안고 있는 방위의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군사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셋째로는 “외교의 강화를 통해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며 “한미 간 공동노력으로 북한이 추가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미사일 능력을 증강하는 것을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마노 유키야(天野之)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9일(현지 시간) 북한 핵문제에 대해 “북한에서의 (핵 문제) 상황은 매우 나쁘고 심각하다”면서 “그들(북한)이 다른 나라들과 (핵) 협력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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