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이 남한으로 넘어올 때마다 모든 언론이 대서특필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북한이탈주민(탈북자)이 남한에 입국하는 것이 큰 관심을 끌지 않는다. 그만큼 탈북자가 늘어났고, 탈북자들이 이제 남한 사회의 일부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입국한 탈북자는 얼마나 될까.
통일부는 15일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이 11일을 기해 2만 명을 넘어섰으며, 현재는 약 2만50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군사분계선과 해상을 통해 넘어온 귀순자,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입국한 탈북자를 모두 합한 숫자다.
2만 번째로 입국한 탈북자는 북한 양강도 출신의 김모 씨(41·여)이다. 북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김 씨는 지난해 먼저 국내에 입국한 모친의 권유로 두 아들과 함께 탈북해 국내 입국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입국 탈북자 누적 숫자는 1999년 1000명을 넘어섰고, 2007년 1만 명을 돌파한 데이어 3년 만에 2만 명대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에 입국한 탈북자는 사상 최대인 2927명으로 1주일에 평균 56명가량의 탈북자가 입국했다. 올해는 15일 현재 약 2066명이 입국해 급격하게 늘어나던 추세가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올해 들어 중국에 있는 여성 탈북자의 입국이 줄어 전체 입국자 수가 줄었지만 앞으로도 탈북자들의 입국은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며 "전국 곳곳에 흩어져 사는 2만 명의 탈북자들을 이제 친근한 이웃으로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입국한 탈북자들을 분석해보면 성별로는 여성(68%), 연령별로는 30대(33%), 직업별로는 무직(49%), 학력별로는 남한의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합친 과정인 고등중학교 졸업(70%), 지역별로는 함경도 출신(77%)이 가장 많았다.
정부는 탈북자들에게 1인 세대 기준으로 기본금 600만 원과 직업훈련, 자격증 취득, 취업 장려금 등을 합쳐 최대 2440만 원의 장려금, 주거지원금 1300만 원 등의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중·고 및 국립대 등록금 면제(사립대는 50% 보조), 의료지원 확대, 탈북자 취업 알선 등을 통해 탈북자의 안정적 정착을 돕고 있다.
하지만 탈북자의 고용률(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41.9%로 남한 전체 평균 59.3%보다 17.4%포인트나 낮아 탈북자 취업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한국 사회의 편견, 탈북자의 취업 의지 부족 등을 탈북자 취업난의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탈북자 2만 명 시대를 기념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5일 오전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서울 중구 남산동 '여명학교'를 찾아 탈북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현 장관은 학생들에게 "꿈을 크게 그리고, 노력하면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 달라"며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돼 대한민국의 품에 들어온 2만여 명의 탈북자들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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