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총선부터 가능해진 재외국민의 투표참여에 대비해 14,15일 이틀동안 21개국 26개 도시에서 사상 첫 모의투표가 실시됐습니다. 재외국민 유권자 230여 만 명 가운데 1만991명을 대상으로 치러친 이번 모의선거는 자발적 신청자를 선거인단으로 실시됐지만, 첫날 평균 투표율이 20.6%에 그쳤습니다.
재외공관으로 한정된 투표소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상당수가 거주지와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재외국민의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습니다. 우편투표제나 순회투표소 설치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 해도 현행 국내 선거법에 없는 우편이나 팩스, e메일을 이용한 투표를 재외국민에게만 허용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주권이 미치지 않는 외국에서 투표소를 무작정 늘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주권침해를 이유로 우리 공관 밖에서의 정치활동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해외선거 관리에 소수의 선관위 직원만 파견하고 나머지는 공관 외교관과 직원들이 맡다보니 투표관리 경험의 부족과 업무과중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한글 해독력이 떨어지는 이민 2, 3세들이 선거 관련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각국의 우편 배송 절차가 달라 투표용지가 반송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입니다. 무엇보다 재외국민 투표로 인해 교민사회가 정치화되고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내국인과의 과세형평성 논란과 함께 단기 해외체류 국민에 한해 1차로 투표권을 주는 단계적 확대방안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선거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러도 해외교민은 처벌이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지적됐습니다.
재외국민의 참정권 보장이라는 제도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대책과 함께 재외국민에 대한 적극적 홍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외교통상부, 행정안전부, 그리고 여야 정치권은 2012년 4월 총선까지 1년반 동안 문제점을 조기에 파악해 재외국민 투표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보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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