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경제지원 요구
북한 조선노동당 소속 대남정책 총괄부서인 통일전선부가 최근 다시 비선(秘線) 라인을 통해 남한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을 시도하면서 쌀과 비료 등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을 독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16일 “한동안 활동을 멈췄던 통전부 비선 라인들이 최근 다시 ‘지난해 10월 임태희 노동부 장관(현 대통령실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합의(정상회담 개최와 대규모 식량 및 비료 지원)만이라도 지키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여권 중진들을 통해 정상회담 개최의 대가로 쌀 30만 t, 비료 30만 t을 요구했으며 지난달 26일 개성에서 열린 적십자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의 대가로 연간 쌀 50만 t, 비료 30만 t을 공식 요구했다.
비선 라인이 다시 움직이는 것은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인 올해 6∼9월 간헐적으로 가동된 것으로 알려진 남측 국가정보원 등과 북측 국가안전보위부 사이의 ‘당국 간 비공식 채널’이 다시 끊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측의 요구에 부정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와 같은 남북관계를 답습하면 우리는 영원히 평화를 갖지 못하고 북한은 영원히 가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싱가포르 접촉에서 정상회담 개최 및 경제지원을 처음으로 요구한 이후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의 당국 간 비밀 접촉, 여권 중진 인사들과의 비선 접촉, 국정원 등과의 당국 간 비밀 접촉 등을 통해 끊임없이 같은 요구를 해왔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1년만에 드러난 대북 비선라인...왜 꼬였나
▲2010년 8월3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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