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대표, 李대통령 원색비난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8일 03시 00분


“檢권력으로 盧 前대통령 죽일때… 가장 더러운 손”
靑 “언어폭력으로 盧전대통령 死地 몰아넣은 분이…” 비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손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더러운 손’ ‘저들의 비열함’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손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더러운 손’ ‘저들의 비열함’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민주당은 17일 검찰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규식 강기정 의원 측 관계자 3명을 체포한 것을 ‘무자비한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두 차례의 의원총회에서는 검찰 수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민주당 의원 87명이 모두 자신들에 대해서도 수사하라고 요구하는 수사의뢰서를 내고 검찰에 출두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격한 발언이 쏟아졌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이명박 정권과 정치 검찰이 정상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검찰 권력으로 죽일 때 그의 손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손이 됐다는 것을 기억하자. 저들의 비열함을 용서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이 대통령은) 자신의 부인 이름을 걸면 괘씸죄를 걸어 생사람이라도 잡겠다는 수구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도대체 이 정권의 영부인이 무슨 일을 하고 다녔는지 물어봐야겠다”고 말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의혹의 몸통으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다시 겨냥하면서 추가 폭로를 예고한 것이다. 이어 “검찰은 ‘이명박(대통령)-이상득(의원)-박영준(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이어지는 ‘어둠의 삼각권력’을 지켜내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검찰 수사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다 검찰 수사를 고리로 예산 심의를 전면 거부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직 대통령을 정조준한 손 대표의 거친 발언에 대해서는 “지나쳤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민주당은 18일 의원총회에서 검찰소환에 응하며 정면 돌파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언어폭력으로 노 전 대통령을 사지(死地)로 여러 번 몰아넣었던 분이 손 대표가 아니냐”며 “그런 분이 이런 발언을 대통령에게 했다니…”라고 강도 높게 손 대표를 비판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손 대표의 발언은 근거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제1야당의 대표가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조차 상실한 지나친 표현”이라며 “마치 영부인에게 무슨 의혹이 있는 것처럼 흘리지 말고 자료가 있다면 밝혀라”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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