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군사정보회사 “터널 굴착 확인… 6개월내 3차 실시 가능성”… 정부 “北, 몇달전부터 核활동”
위성·항공사진 촬영업체 디지털글로브의 위성이 촬영한 10월 27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
계리 지하 핵실험장. ①에서 자동차와 자재 이동, 갱도 굴착이 확인되고 ②는 실험장 남
쪽에 새로 굴착한 돌과 흙이 3000㎡에 이르는 것을 보여준다. ③에서는 실험실 북쪽 2곳
에 갱도를 판 흔적이 보인다. 사진 출처 산케이신문 홈페이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3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의 군사정보회사인 IHS 제인스가 최근 발표했다. 미국의 민간 위성·항공사진 촬영업체 디지털글로브사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지난해 5월 2차 핵실험을 실시한 풍계리 주변 시설에서 최근 터널 굴착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17일 “새로운 갱도를 파는 작업 및 북한의 핵 관련 활동을 수개월 전부터 주시해왔다”며 “북한이 보란 듯이 핵 관련 활동을 보여주는 이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방북한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객원교수 등에게 영변에서 실험용 경수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핵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도발을 일으키는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제인스 측은 지난해 5월 2차 핵실험 이전에도 이와 똑같은 상황이 확인됐다는 점을 들어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6개월 안에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제인스는 위성사진을 통해 지난달 16일 지하 핵실험장 주변에서 차량 이동과 설비의 변화를 드러낸 영상을 확보했고, 갱도를 파면서 나온 토석류가 폭 12m에 걸쳐 쌓여 있는 것도 확인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핵실험장의 남쪽 150m 지점에 새롭게 굴착한 토석류가 3000m2 쌓여 있고, 북쪽 180m 지점의 두 곳에서 굴착한 흔적을 찾았다. 핵실험장에 전력선을 끌어들이는 갱도를 짓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핵 관련 움직임은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5자가 북한의 태도변화를 압박하는 기류가 굳어지기 전에 도발적인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북한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세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남조선 당국자들은 미국과 함께 ‘천안호’(천안함) 사건이 해결되기 전에는 6자회담을 열 수 없다며 회담 재개의 앞길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졌다”면서 이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이 같은 대응은 결국 미국의 관심을 끌어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북핵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8일 일본을 방문해 사이키 아키타카(齋木昭隆)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면담하고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사무차관을 만나 북한의 핵 활동을 평가하고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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